ARTIST NOTE
2018-01-12 작가노트-나의 명상의 시간
나의 명상의 시간

얼마 전부터 작업실 주변을 걷는 습관이 생겼다.
작업실 계단에 돌멩이 열 개를 놓고 동네를 한 바퀴 돌 때 마다 돌멩이를 하나씩 옮겨 놓는다.

친구는 그 시간에 앞 산 공원이라도 오르기를 권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시선을 빼앗기는 새로운 길이나 숨고름이 불안한 언덕길은 그림에 대한 생각을 방해하고,
익숙해진 길만이 오직 캔버스를 생각하고 걸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돌 하나에 내 마음 하나,
돌 두 개에 그리움 두개...

오늘도 그립다를 외치며 돌 열개를 옮겨놓는다.

2018-01-12 작가노트- 화가는 암닭이다

화가는 암닭이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코트를 사기 위해  백화점을 거의 뒤지듯 몇 번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가격대비 정말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고 너무 흡족했다.

TV에 나오는 연예인처럼,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해 멈춘 것 같은 만족감이

들었을 때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화가에게 있어 자신의 작품이 단순히 옷을 구입하는 것처럼 어느 땐 희열로 찾아온다.

작업실에서 끙끙거리다가 모처럼의 붓질이 자연스럽고, 선에서 보여 지는 일필휘지로

이제 세계적인 작가의 대열에 선 것 같은 자신감, 멈출 수 없는 흥분, 모처럼 내 마음에

드는 것을 산 것 같은 기분, 다음날 아침이면 꿈에서 깨는 한이 있더라도 밤새 그려놓은

역작에 대한 자아도취는 아마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기억하리라.





그렇지만 그것도 여기까지이다.

오늘 내가 그린 그림이 生의 역작이라고 단정 짓는다 하더라도 화가는 오늘만 사는 것이  아니다.

내일도 그려야 하고 모레도 그려야 한다. 화가의 길은 끝이 없다.

오늘, 내 마음에 드는 코트를 샀는데  또 내일도  내가 마음에 드는 코트를 사야하고  모레는

더 만족스러운 코트를 사야 한다.




아! 즐겁지만 힘들다.

그렇다. 화가는 매일 매일 새로운 알을 낳는 암닭이로구나.

生을 다 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