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Criticism
말의 조형성
말의 조형성                   

말은 원시예술의 동굴벽화에도 그려져 있는 인간에 생활속에  오래전부터 함께한 동물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와 프랑스 라스코 동굴,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 등에서 만나는 말들과 시간의 벽을 넘어 지금도 우리에게 그 시대에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며, 3200년 된 프랑스 쇼베 동굴벽화는 시간의 간극을 느낄 수 없는 회화성을 보여준다. 또한 라파엘 고야 다비드 드가 등 많은 작가들이 말을 회화 속에 등장시켰다. 적토말에 날렵함이 전쟁터에서 함께 하였고 흰말의 격조와 고귀함이 왕과 귀족들의 전유물이 되었다. 
나 또한 어릴 때 처음 대한 말의 경이로운 기억과 동대문 책방 골목에서 아버지께서 사주신 코주부 김용환의 만화 삼국지 속에 말이 각인 되었고 후에 작가의 길에 자연스럽게 소재로 삼게 되었다.  20년 동안 말을 그렸고 개성적인 형태와 조형성에 관심을 가졌다.

나의 말은 입체주의적 관점과 기하학적 추상의 형식을 띄고 있다. 재료의 물성을 강조키 위한 다양한 질감과 색면, 면 분활과 선의 활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형태는 세부적 묘사를 생략하고 단순한 윤곽선에 의하여 조형화 되었으며, 내적 완성도와 화면에 밀도감을 높이기 위하여 긋고 붙이고 두드리며 시각적 즐거움, 유희적 쾌감과 원시성 그리고 동시에 현대적인 탄탄한 구조성으로 태어나길 바라기 때문이다. 말의 시점은 복수로 정면과 위에서 바라본 시점을 하나로 조합한것으로  일반적인  시각의 한계를 극복하고, 나만의 조형적 질서를 부여한 새로운 형태를 위하여 변형한 것이었으며 해체와 재조합 과정에서  본연의 고유성을 인정하고 형식적으로 평면성을 유지하면서 수직선상으로 배치하여 고고함과 엄격함 순수함에 도달하고자 한다.  또한 화면을 기하학적 구도와 구성으로 관념적으로 체득된 감성과 태도를 제거하고 실험적 형태로 재배치함으로서 사물이 가지는 근원적인 형태에 접근하고자 했다. 일상적인 의미를 벗어나 한 공간에서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의 의미있는 공간이 탄생되기 때문에 대상은 환유적이다. 그리고 형태와 공간은 나의 심미적 풍경화이기도하다.

나는 나의 회화가 사물과 공간속에 내밀함과 유쾌함에다 도발적 풍요로움과 구성의 즐거움까지 생각한다. 탄력 있고 터질 듯하지만 원시성이 느껴지고, 과장되지만 말 전체에 중심과 힘이 되는 엉덩이와, 잘록한 허리와 맨 위에 굵고 힘찬 꼬리와, 커다란 눈망울은 지난 삶을 회상하듯 하고, 풍성하면서 긴 목을 돋보이는 갈귀 ,딱벌어진 어께, 전체를 지탱하는 힘찬 두 다리에서 종결이 아니라 새로운 회화의 가능성과 도약을 꿈꾸게 한다.

지금도 하나의 시각을 고집하지 않는다. 작가의 특권인 자유로운 내 외적은  관심과 시각적 다양한 체험과 회화의 실험으로 이어지면서 그중에 쓴 것과 단 것, 경중을 냉정히 보고자 한다. 왜냐하면 버려야 할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경험과 환경에서 온 뜨겁고 서걱이는 삶에 편린들이 모아지고 응축되고 캔버스에 녹아들었을 때 새로운 시각에 눈을 뜨고 원하는 나만에 조형언어에 좀더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