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2018-01-16 작가노트-아름다운 날들의 기억
아름다운 날들의 기억

따사로운 햇살에 봄이 지나면, 강열한 태양빛에 뜨거운 여름이 찾아오고 머지않아 한줄기 서늘한 바람에 어느덧 가을이 되었음을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일생도 사계절의 변화와 닮았다. 
 만물이 움트는 봄처럼 풋풋한 성장기를 거치며 인생을 배워가고, 신록이 우거지고 왕성한 번식을 자랑하는 여름이 찾아오면, 삶 또한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열정적인 나날들을 보내게 된다. 오곡백과가 무르익어가는 가을이 되면 한결 사람의 마음이 여유로워 지듯이, 인생도 젊음의 들뜬 열정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소중한 삶의 결실들을 맺어가면서, 가끔은 지난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미소를 머금게 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인생의 과정 속에 겪게 되는 여러 모습들을 아름다운 날들의 기억들로 회상하며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왕성하고 열정적인 그리고 조금은 치기어린 젊음의 한 때를 남, 녀의 모습으로, 명성과 영광을 상징하는 뿔을 머리에 인체 박제가 되어버린 조금은 서글픈 중년의 모습과 함께, 어릴 적 풋사랑의 소녀를 떠올리고, 젊은 날 이룰 수 없었던 애절한 사랑도 추억해 본다. 그리고 인생의 겨울에는 무엇이 남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