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EWS
2020-08-27 Korean 아령 작가 인터뷰
1. 제가 어릴 때 뛰어놀던 뒷산 입구에 성황당 나무가 있었어요.
나무에 걸려있던 오방색 끈들의 잔상이 강하게 남아 있었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유년의 기억이 있던 그 곳, 그 장소가 트라우마가 되어 저를 얽매이게 했어요.
어느 날 우연히 끈을 보면서 지난 기억과 현재의 제가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그 끈들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끈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끈은 제 작업의 내용이고 주제이며, 매체이기도 합니다.

2.끈은 생명의 상징으로서 어떠한 종류의 끈도 사용될 수 있고 작업을 할 때마다, 또 저의 생각이 머무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지난 작업에 사용된 다양한 끈들은 종이끈부터노끈, 철사 줄, 전기선, 텍스트,,등 이며 현재는 면실을 끈으로 쓰고 있습니다.
제겐 세상 모든 게 끈으로 보이거든요. 
작업에 따라 선택되어지는 끈은 화면 안에서 조형적 의미 이상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요즘 제 작업의 끈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인연의 끈으로서 연대하며 공존하는 삶, 아름답고 행복하며 아련한 기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3.제게 영향을 준 작가는 롤랑바르트입니다. 바르트는 그의 저서[텍스트의 즐거움]에서 저자의 죽음-현대의 저자가 죽어야만 독자의 탄생이 있게 된다고 역설합니다.
"삶은 책을 모방할 뿐이며, 그리고 이 책 자체도 기호들의 짜임, 상실되고 무한히 지연된 모방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텍스트를 해독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지요. 글을 쓰고 있는 <나>가 종이위에 쓰여진 <나>에 불과하듯, 독자도 글을 읽는 그저 어떤 사람이지요.
저 역시 바르트가 말하는 현대의 저자와 같이 작품 안에서 떠나왔습니다.
저는 작품 안에서 떠나왔지만 저의 리메모리(rememory)를 여러분은 만날 수 있습니다. 그 곳에 서서 저의 리메모리를 마주대할 때 관람자와의 새로운 Relation이  완성됩니다.
바르트 이외에도 제 작업에 영향을 준 작가로 안젤름키퍼, 조안미첼, 윌렘 드 쿠닝,,등 이  있습니다.

4.인간이 일생을 살면서 행복했던 기억보다는 슬프고 힘들었던 일들이 더 크게 기억된다고 합니다. 저 역시 그러한 기억때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겠죠. 지나간 과거의 모든 일들이 퇴색되거나 희미해진다기보다는, 그런 과거가 있었기에 지금의 <나>가 있겠지요. 
인간은 모두 자신을 사랑하고 연민하기에 어떤 방법으로든 힘든 시간을 헤쳐 나갈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모든 것이 소중한 순간순간이었습니다.

좋은 기억이 소중한 인연을 만들고,     
가슴에 남는 인연은 평생에 품을 기억을 만듭니다.

5.저에게 <쉼>은 여행이나 산책, 독서, 영화, 음악감상 등 다양한 문화활동과 레포츠 활동을 통해 체험하는 것인데요., 모든 순간을 보고 느끼면서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
결국 제게 <쉼>은 또 새로운 작업을 이어 나갈 수 있게 하는 촉매라 할 수 있겠네요.

6.‘관계’는 작품의 주제이며 내용입니다.
제 작품 안에서 끈(Bond)은 본연의 역할에서 떠나 정신적이며 함축적 의미로써 
사용되었고, 그 끈은 곧 생명이며 관계를 이루어 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관계는 저의 끊임없는 노동집약적 반복행위를 통해 대변할 수 있겠어요.
저는 화면에 끈을 심으며 사람과 사람사이의 인연과 관계, 우연과 필연, 반복되는 윤회를 생각합니다. 

2020-08-27 Korean 아령 - A Ryung 초대전 - Relation
아령/A Ryung 초대전 - Relation
인연의 끈, 삶의 끈을 조형언어로 풀어나가는 이영균 작가의 <관계>연작이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바움에서 4월22일부터 5월 5일까지 열린다.
아령의 <관계> 연작은 동양적 사고를 바탕에 깔고 있는데, 사람간의 인연을 추상적 방식으로 해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선의 조합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시공을 초월하는 인연의 끈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아령 작가는
“관계는 사람 사이의 연결망이다. 우리에게는 아는 범위에서의 연결만 보이지만, 그런 관계가 성립되기까지의 보이지 않는 인연의 고리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연결망이 존재한다. 
눈에 보이는 관계는 거대한 연결망의 한 순간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라 말한다. 
그 간의 작업에서 아령 작가는 이러한 개념적 설정을 뛰어넘는 물질적 실험도 많이 시도했는데,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끈의 구성 세계를 펼쳐 보였다.

그의 화면에는 전기선부터 섬유, 실, 한지 등 다양한 재료가 보인다. 물질성이 잘 드러나면서 추상성이 돋보이는 구성의 묘미가 뒤지지 않는다. 재료에 대한 탐구와 실험으로 다져진 공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런 재료들은 모두 끈의 형태로 등장한다. 연결과 관계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최근 2~3년 사이의 작업들부터 면 끈을 사용하고 있다는 이영균작가는 이번 신작에 wooden stick도 함께 화면에 등장시키며 평면의 회화에서 특정부분을 부조로 보이도록 했다. 더불어 근작의 정제된 색감에서 보다 화려한 색들의 composition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다소 우울한 봄을 지나고 있는 이 때에 이영균 작가의 화려하게 변화된 작업을 보며 봄의 활기를 가져 보도록 하자.

Gallery Baum 초대 개인전 
2020.4.22Wed~ 5.5T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