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Criticism
삶에 대하여

근 4-5년간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월 백 버는 것은 왜 이리 힘든지, 이력서를 내면 왜 죄다 취업은 안 되는지,학원은 왜 하필 재건축 지역이 되고 장사가 안되어 문까지 닫게 되었는지. 왜 내가 책 내려 했던 출판사는 계약금만 주고 망했는지. 최근엔 모든 게 무기력 하고 눈물만 계속 났다. 

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인가 나를 버린 것인가 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힘들다고 누군가에게 말하면,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냐 모두다 힘들다 이야기 한다. 더 많이 힘이 들어졌다. 

교회에 갔더니 그래도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며 감사할 조건이 얼마나 많은데 내 믿음이 부족하다며 혼이 났다. 그치만 하나님이 정말 내 아버지라면 내 투정도 받아 주실 것 같은데. 원수도 사랑하시는데 내가 투정 좀 부려도 사랑하실 것 같은데. 

 

홍대앞은 화려하다. 그런데 오히려 대조적으로 내 삶은 슬퍼 보였다. 

 

레미제라블을 보면서, 장발장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판틴이 죽을 때, 장발장이 죽을 때, 살아있는 지금의 현세를 오히려 지옥으로 보며, 이제 편안해 질 꺼라고 이제 고통은 끝났다고 하는 모습을 보며 어쩌면 지금 내가 사는 이곳이 지옥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이 지옥이 나쁜 것인가. 교수님 앞에가서 엉엉 우는데, 교수님이 맛없는 것을 먹어 봐야지 맛있는 것을 맛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오히려 맛없는 것을 먹는 것이 축복이고, 나에게 우울이 있더라도 그것이 나를 그림그리게 하는 선물이 될 것이라 하셨다. 아프니깐 청춘이다 같은 듣기만 좋은 위로에 질려 있었는데, 오히려 저 말이 나에게 너무나 와 닿았다. 또 와 닿은 이유는 선생님이 나를 너무 사랑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고, 이 시간을 통해서 또 다른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나를 스스로 다독였다. 

 

돌이켜 보면 어린시절 공부를 너무 못했다. 초등학교 때는 구구단을 5학년때 외웠고, 특수반에 들어가란 말도 들어 봤었다. 나는 그렇게 잘난 사람이 아닌데,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돈이 없으면서 또 의외로 얻는 행복도 있다. 누가 밥한끼 사주면, 커피 한잔만 사주면 엄청나게 기쁘다. 작은 행복이 많아지면 후에 내 삶은 더욱 풍요로워 질테니 약간은 아이러니 같기도 하다. 

 

여튼 요즘은 지옥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이 지옥이 벌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는 학생을 가르칠 때 사랑하는 학생을 더 혹독하게 가르친다. 더 어려운 과제를 주고, 더 도와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 학생이 해낼 수 있음을 믿는다. 내가 더 사랑하기에, 더 힘들게 한다. 어쩌면 내가 더 힘든 시간을 겪는 것이 더 나를 사랑하시기에 그러실 것이다. 

 

담배를 피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냥 힘이 들어 보인다. 나쁜만 아니라 모두 힘들다.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이곳이 지옥일 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 지옥을 살아가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나가려고 발버둥 처봤자 거미줄에 걸린 나비 같다. 나는 너무 작고 약하고 무기력 하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이곳에서 견디고, 또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서로 기대고 힘을 주며 견디는 것이다. 

 

뭐 어쩔 수 있는 가 죽을 수도 없는 거 그냥 살아야지. 


아파야 성숙해지나요

어쩌면 내 인생은 누구보다 성공한 직업이다. 나는 일과 취미 그리고 전공까지 일치한다. 학교에서는 작업을 하고, 미술학원에선 그림을 가르치고, 지하철에선 지하철의 사람들을 크로키 하고, 쉬는 시간 엔 간단한 이야기를 그려낸다. 

작가라는 직업의 최고의 이점은 솔직할 수 있다는 것 같다. 솔직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쩌면 더럽고 추할 수 있는 작가의 사생활까지 감싸주고 사랑해 준다. 자신들이 그럴 수 없으므로.

스물 일곱

믿음,소망,사랑 중 제일은 사랑이다. 돈을 벌어야 하고, 더 큰 비젼을 꿈꿔야 하는가. 하지만 나는 지금도 사랑만을 꿈꾼다. 어렸을 적에 엄마가 나를 사랑해 주지 않아서? 키가 작고 못생기고 뚱뚱해서 아무도 좋아해주지 않아서? 사랑을 받느냐 안받느냐에 따라 나는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간다. 나만 그런가? 솔직히 모두 그러지 않을까? 제일은 사랑이니까. 

너와 함께라면 파라다이스.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흔하디 흔한 유행가를 들으며 눈물 지어 본 적 없나? 내가 느끼는걸 너도 느끼고, 당신이 아픈걸 나도 아파해주며, 내가 아픈걸 보며 당신이 위로 받으며, 그냥 그렇게 살고 싶다.  나이가 들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적어진다. 사랑 받고  싶다. 사랑  주고 싶다.

사랑하고 싶다. 행복하고 싶다. 그리고, 행복하게 하고 싶다.

사랑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는가. 

전시 때, 나의 그림을 보고 울었다는 한 후배가 있었다. 그리고 그건 누구나 겪었던 일이잖아, 난 니 그림 좋아 라고 이야기 했던 은경이가 있었다. 

내 그림으로 누군가 위로 받을 수 있었다면, 그건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길 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모두다 잊혀 진다고, 사람들은 나에게 위로를 했다. 아팠던 기억도 잊혀지겠지만, 같이 했던 행복했던 시간이 잊혀 지는 건 너무나 싫다.

며칠 전, 나를 그렇게 힘들게 했던 홍열이에게 전화가 왔다. 있을 때 잘할 것이지 이제 와서 어쩌자는 걸까.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아이를 생각하며 슬퍼했고, 그림을 그렸는데 ..우리는 같은  마음이었을까? 그리고 모두 추억이 되었다.

“아 좋다.너랑 같이 있는 지금이 천국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