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Criticism
민화는 자유다-김용권

   김 용 권
     문학박사 / 경희대학교 대학교육원 교수 


 민화는 자유다. 

‘2014창작민화대작展’은 11人(고금화, 김애자, 김재춘, 서민자, 손유경, 송기성, 윤일수, 이규완, 정하정, 최남숙, 최선희)의 민화계의 주요 작가들이 현대 민화 전개방향에 대한 깊은 우려 끝에 뜻을 함께하여 열리게 된 매우 의미 있는 전시이다. 다시 말해 ‘2014 창작민화대작展’은 현대 민화작가들이‘밑그림’에만 의존 해 작업하는 것에서 벗어나 민화의 고유한 모습을 지니면서도 보다 폭넓은 예술형상과 실험정신이 깃들어 있 는 작업을 하길 원하는 목적을 가지고 열리게 되었다. 또한, 그간 알게 모르게 외면당해 왔던 민화 장르를 한 국미술사의 일부로 확실하게 끌어들이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도 가지고 열리게 되었다. 
최근에 민화장르는 여러 관련학회에서 발표된 논문이나 이론서의 출간 그리고 작가들을 통한 창작 민화가 활 성화 됨에 따라 민화가 독특한 예술양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여전히 민화장르 에 대한 평가가 절하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그것은 무엇보다도 민화가‘밑그림’에 의하여 반복된다는 일방향적 인식 때문이라 본다. 이와 같은 민화 제작방식에 대한 왜곡된 인식은 결국 민화의 정체 성과 특색을 심각하게 약화시키면서 예술적인 가치평가를 기대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어느 누가 조선 후기 민화를 밑그림(초본)에만 의존하여 제작되었다고 했는가‘민화는 자유다. 민화는 해 학적이다. 민화는 다채롭다. 민화는 독특하고 기발하고 천진스럽다. 모름지기 민화는 변화무쌍한 기법이 빛난 다.’라고 모두가 외치고 흥미롭게 보면서도 정작 민화 제작방식은 밑그림에 의존한 것으로 단정, 이렇게 높 은 울타리를 쳐놓고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는가! 
우리가 새롭게 재인식해야 할 것은, 이미 조선 후기 민화는 여러 가지 제작방식, 여러 가지 제재, 여러 가지 재료, 여러 가지 기법이 총동원되어 출현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조선 후기의 민화 제작방식은 우리가 인식하 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전통 서화書畵의 주요 제작방식인 모摹·임臨·방倣·조造가 모두 동원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관념觀念·사생寫生하여 제작되거나 판화로도 수없이 많이 제작되었으며 인 두, 지두(손가락 끝), 가죽 붓, 대나무 붓, 실, 자 등의 다양한 도구가 동원되어 제작되기도 하였다. 이와 함께 조선 후기 민화의 기법과 색채표현은 역시 어떠한 틀에 구속받지 않으면서 각자의 개성을 원하는 만큼 드러내 거나 실험적인 아예 우연의 효과를 노려 가며 자유분방하게 구사하였다. 
이렇게 조선 후기 민화의 제작방식이나 기법과 색채표현은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매우 자유로웠다. 
이로써 볼 때 ‘2014 창작민화대작展’은 매우 의미있는 전시로 받아 들여진다. 그것은 ‘2014 창작민화대 작展’을 통해 민화의 제작방식이나 민화의 품격 그리고 민화의 예술성을 충분히 재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기 회가 제공되고, 무엇보다도 민화가 순수한 기능적 공예와 구별, 현대 민화작가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 고 있기 때문이다. ‘2014창작민화대작展’에 출현한 작품들은 50호와 100호 크기의 순수 창작 민화와 전통 민화를 창의적으로 리메이크한 것들로 그 어느 전시보다도 참신하고 창의적이며 회화적 느낌이 좋아 긍정적인 평가를 하게 된다. 다시 말해 출현된 작품들이 모두 대작이라 놀라기도 하지만 그간 보아왔던 작품들과는 다 르게 오늘날 요구되는 실용성과 예술성이 적절하게 아우러진 독특한 조형미를 보여주는 작품들이어서 성공적 인 전시로 받아들여진다. 

김애자작가가 출현시킨 작품은 그의 어느 작품보다도 정성이 많이 들어간 것으로 애쓴 흔적이 보이며 화려하면서 도 볼거리가 많아 자꾸 주목하게 된다. 물론 전통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봉황과 오동나무, 매화와 새, 바위와 모란, 해와 구름 등이 표현되어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지만, 공간구성이 파격적이고 소재가 서로 얽히고설키 면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신비롭고 환상적 느낌을 받게 한다. 또한, 특별히 해가 화면 중심 상단에 크게 자리 잡고 있는데도 전혀 답답하지 않고 신선하며, 등장하고 있는 소재 하나하나가 움직이는 듯 보여 같은 계열 전 통 민화와는 사뭇 다른 생기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