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실어 나르는 색채와 조형의 하모니 | |
감정을 실어 나르는 색채와 조형의 하모니
현대의 예술작품은 빈번히 현실을 비판하거나 냉소적으로 비틀어 각성을 유도하기도 한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을 전위적으로 전달하는 가치추구 외에 대중과 아름다움과 사랑을 공유하기에는 세상이 복잡하고 어려워진 것인가. 김대성의 작품을 보면 꿈결 같은 세레나데가 느껴진다. 고단한 현실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힐링의 화두를 던져주는 동화 같은 작품이다. 환상의 나라를 구현하는 컬러들의 조합은 모노톤의 도시 속에서 휴식의 도피처(逃避處)를 열어준다. 석양이 드리워지는 순간에 갖는 평화로운 티타임, 자포니즘(Japonism)에 보였던 서양미술과 동양미술이 결합처럼 그림 안에는 세잔의 투시법과 민화가 가진 화려함, 섬세한 패턴들이 융합되어 풍성한 테이블을 꾸며주고 있다. 이번에 신작으로 선보이는 <페인트 소년>은 그간의 정돈되고 디자인적인 패턴과 대비가 되는 과감한 추상표현주의적 채색이 돋보인다. 소설 속 어린왕자가 단순히 귀여운 소년이 아니듯 페인트 소년은 동화적 모습과 함께 올리버트위스트처럼 어려운 현실을 극복해 나가는 의지와 전투력이 엿보인다. 조각에 채색을 하는 작가 자신의 분신이기도한 소년의 머리 위에는 종국(終局)의 아름다운 미래를 예견하는 파랑새가 위치하여 해피엔딩의 따스한 위안을 전달한다. 우리의 정서 속에 가장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동물인 토끼는 작가의 시그니쳐적인 대표적 캐릭터이다. 토끼캐릭터는 현대적 조형성을 가진 외모와 반해 나비넥타이와 연미복 등 복고적 요소가 결합되어 혼합적 시간성을 품고 있다. 작품 <지붕위의 바이올린>에서 보름달에서 내려온 듯한 토끼는 동명의 영화를 연상시키게 한다. 달빛을 받은 소박한 지붕들과 플라타너스의 서정적 풍경, 그리고 청각으로 들릴 듯 한 감미로운 멜로디는 감정선을 자극한다. 한국 화화조각의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김대성은 기존의 팝아트적 패턴과 함께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터치를 더하여 작품에 감정의 흐름을 이입시켰다. 단순한 사랑과 행복의 스토리텔링을 넘어 저변에 시간의 흐름과 기억 그리고 위로를 담은 색채와 조형의 하모니는 더욱 큰 울림을 선사한다.
2022. 김하림(평론, 기획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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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 조각 | |
색채 조각
김대성 작가는 작품에서 자유로운 사고를 기반으로 초현실적 상상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조형화하고 있으며 재미있는 상상의 세계인 이상한 나라에 등장하는 토끼는 어린이 내면에 존재하는 새로운 세상, 즐거움과 설레임, 어린시절의 꿈들이 있는 그곳으로 인도하는 형식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작품을 통해 각박해진 현대인의 마음속 동심을 자극하여 세상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아이처럼 맑고 순수해지기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작가의 조각은 기존의 다른 조각작품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회화조각’이라는 점이다. 작가 본연의 시각으로 사물을 재해석하고 극대화 또는 단순화시키는 아름다운 조형성과 수많은 색감 연구와 기법 연구로 완성시킨 독특한 색채감을 잘 융화시켜 입체와 평면 회화성이 공존하는 ‘회화조각’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독창적 조형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 조형성의 특징은 유려한 곡선에 중심을 두고 있으며 전체 형태는 최대한 단순화시키면서 세부적 디테일은 극대화시켜 보는 이에게 편안함과 친근감을 주고 있다. 또한 그 색채감은 동양적 오방색에 기초를 한 화려하지만 절제되고 강렬한 색채감이다. 선명한 색을 입히고 세심한 스크래치와 이미지들로 그 깊이감을 더해주어 전체 작품의 특징인 입체적 시각 유희의 효과와 단순하고 상징적인 형태의 회화성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김대성의 작품은 풍부한 상상력으로 보는이에게 친근감과 편안함을 주며 아름답고 세련된 색채감으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시켜주고 있다. 더불어 함께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우리 생활 속 한 부분 같은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통해 모든 이와 마음으로 소통하며 유쾌하고 기분 좋은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
2017. 본갤러리 대표 이승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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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몽환적 재해석, 그 배려 속의 화려함 | |
전통의 몽환적 재해석, 그 배려 속의 화려함.
김대성작가의 회화조각은 한국 전통 민화를 4차원의 초현실적 세계에서 조우하는 듯 한 느낌을 준다. 해학적이고 몽환적인 조형작품 위에 민화에 많이 쓰이는 오방색채가 입혀짐으로 보는 이들에게 평면을 넘어선 입체적 시각유희를 제공한다. 마치 꽃상여를 보는 듯 작가가 쓰는 색채는 무척 강열하고 화려하다. 그러나 이 색채들은 서양에서 쓰는 all color와는 다르게 선명하지만 절제 되어있다. 우리 조상들이 쓰는 오방색이 액귀를 쫒고 길한 삶을 살고자 하는 소망에서 비롯되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 음양의 조화를 통하여 균형과 안배를 도모하고, 상생의 문화를 창조하고자 하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작가는 더도 덜도 아닌 정해진 규격 안에서 얻는 이치를 통하여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세필에 담아 점하나 선하나 공을 들여 표현한다. 이러한 색채의 병적인 디테일이 자칫 보는 이들에게 강박으로 다가 올 수도 있는데 작가는 단순하게 정제되고 상징적인 형태를 베이스에 두어 관람자들이 작품을 시각유희만이 아닌 가슴으로도 편안히 받아드릴 수 있게 해주었다. 이는 자신에게는 엄격하지만 주변인에게 소탈하고 편안함을 주는 작가의 심성이 그대로 드러난 탓이 아닌가 사료된다.
2013. 김하림(평론, 기획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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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가 구현하는 메타컬러 판타지(Metacolor Fantasy) | |
조각가가 구현하는 메타컬러 판타지(Metacolor Fantasy)
전통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클래식한 예술의 가치를 가슴 한 곳에 품은 컨템포러리 예술가이다. 현재 조각, 회화, NFT(Non Fungible Token) 예술가 등 다양한 장르에서 그의 감각적 영향력을 펼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환상적인 메타컬러가 있다. 초기작품에는 조각적 3D 형상이 강하게 드러났으나 점차 자유롭게 본연의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색과 패턴이 작품에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마치 흑백 TV에서 컬러TV로 옮겨가듯 그의 꿈의 필터는 색의 망점을 한계 없이 쏟아낸다. 필자가 그의 색을 Meta-Color라 명명함은 그가 메타버스에 입주해 있는 사유에서 비롯됨이 아니다. 그의 손끝에서 발현하는 색은 자연이나 사물을 재현이 아니며 중견 예술가의 현학적 표현도 아니다. 색 자체만을 위한 색, 정제되고 숨김없는 본질 그 자체로서의 색(color about color)이기 때문이다. 사적(私的)으로 포착된 환상의 이미지들은 현실과 간극이 존재하며 작가가 기억하고 있는 것, 그리고 인식하고 있는 것과 실체 사이에 낙차(落差)를 그는 굳이 극복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판타지의 본질이 그러하듯 고단한 현실을 거울처럼 투영하기보다는 그의 이중적 시점으로 끌어들여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젊음을 상징하는 청년의 선글라스는 몽환적(夢幻的)인 판타지를 투영한다. 모노톤의 배경이 현실이라면 선글라스에 맺힌 환상적인 그래픽과 토끼 캐릭터는 꿈과 희망을 품은 다른 차원의 세계를 의미한다. 김대성의 시그니쳐로서 작가 자신의 아바타인 토끼 캐릭터는 지극히 동화적인 환상을 상기하는 매체(medium)이며 어쩌면 치열한 삶 속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겨내며 살아가는 작가 자신의 모습으로서 상징될 수도 있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의식의 흐름처럼 작가의 시선이 머무는 꿈의 세계에는 계산이 없다. 그가 구현하는 팝은 예술 특유의 기호가치가 상품가치화한 것으로서, 기호 가치로 인해 상품가치가 욕망되므로 그것은 확실히 팝적인 요소이다. 과거와 현재를 냉소하는 언어가 아닌 긍정의 언어, 추구하고자 하는 욕망을 직시하고 유쾌한 시각언어로 표현하는 유희는 행복감을 준다, 잉여 쾌락(plus de jour)'의 존재로서 작가는 자신을 위해, 그리고 작품을 향유하는 이들을 위해 그의 메타컬러와 본연의 대체(代替) 형상은 치환을 넘어 치유의 수단으로 욕망을 채워주고 삶을 환하게 밝혀준다.
2022. 김하림 (평론, 기획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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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모습을 투영한 통쾌한 미메시스 Inner Projection and Mimesis | |
Inner Projection and Mimesis ‘내면의 모습을 투영한 통쾌한 미메시스’
동화 피터팬에서 몸에서 분리되어 말썽을 부리는 악동으로 묘사된 그림자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한 캐릭터 ‘Shadow man’은 어린아이와 같이 철들지 않고 사랑, 우정, 욕망 등 감정을 숨김없이 표출한다. 융은 자기(self)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페르소나와 그림자가 통합돼야 하며 그림자를 의식화하는 작업을 개성화라고 했다. 우리 안에 그림자와 친해져야 그림자가 자신을 해치지 않고 자신, 개인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상의 언어현상 안에서 ‘그림자(shadow)’는 다소 부정적이거나 암울한 이미지로 다가올 수 있으나 실상 암흑 속에는 그림자가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눈부신 양지에서 그림자는 선명하게 따라붙는다. 김대성 작가가 선택한 그림자는 서양철학의 ‘빛과 그림자’라는 택일(擇一)의 이분법적 사유에서 왔다기보다는 동양철학이 가진 공거(共居)의 변증법에서 비롯되었다고 사료된다. 작가에게 그림자 개념이 지니는 함의의 상황은 감추고 싶은 분신이나 공허한 이중자아(二重自我, doppelganger)가 아니다. 고된 작업을 하며 고통과 희열을 동시에 느낀다는 작가의 토로와 같이 행복과 불행, 실체와 그림자는 동시에 공존하는 분리불가 동일체이다. 김대성의 그림자는 때로 또는 항시 드러내도 괜찮은 원초적 욕망이자 솔직한 내면의 표상이다. 예술이란 특히 구상미술은 현실을 미학적인 틀로써 환원시키는 모방, 재현의 미메시스(mimesis) 과정이다. 생기 있고 역동적이며 귀엽기까지 한 그의 미메시스들로부터 우리는 실제 삶에 표출될 기회를 노리는 수많은 욕망과 충동의 성격을 발견할 것이다. 그의 분신들 전부가 ‘나’의 일부로서 친근하게 다가옴에 많은 공감을 기대한다.
2022. 김하림(평론, 기획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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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에 머무르길 거부하는 색채 퍼포먼스 Pictorial sculpture, Dynamic color performance | |
Pictorial sculpture, Dynamic color performance ‘형상에 머무르길 거부하는 색채 퍼포먼스’
조각을 전공한 김대성은 꾸준히 조각과 회와의 결합을 시도해왔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그의 신작은 더욱 강렬하고 퍼포먼스적인 ‘회화조각’의 매력을 발산한다. 형상성이 강한 조각에 침투한 색의 침공은 단순히 조각을 완결하는 도색의 개념을 넘어 화가의 서정성과 테크닉을 함의하고 있다. 완성도 있는 입체조형을 능숙하게 구현하는 작가는 작품이 관조자에게 부여할 수 있는 클래식 예술의 심미적 면면에 거부감이 없다. 다만 장식적 미려함 심연에 원초적인 욕망, 반란, 호기심이라는 솔직하고 악동적인 내면을 투영하고자 한다. 그의 모든 캐릭터가 그의 영혼이 발현되는 아바타인데 쉐도우맨(Shadow Man)의 경우는 피터팬 신드롬(Peter Pan Syndrome)에 빠진 성인처럼 순수한 어린아이의 욕구를 정직하게 발현하고 있다. 동무와 천진한 유희, 그 유희를 위해 필요한 풍족한 재물, 자신에 대한 끝없는 우월감 등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천진한 동심과 욕구를 현현한다. 섬세하게 창조된 구상적 캐릭터 위에 페인트를 뿌리는 즉흥적 행위, 즉 액션페인팅이 펼쳐진 작품은 책임감 있는 성인들이 저지르고 싶어도 사회에 의해 제어 당한 욕망을 해소하는 쾌감을 선사한다, 무지갯빛 진흙 싸움이라도 벌인 듯한 캐릭터는 더럽혀진 오브제가 아니라 짜릿한 시지각적 환희를 전해주는 대상인 것이다. 셀럽들과 대중의 사랑을 받는 김대성의 작품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작업하는 작가의 진지한 태도, 판타지와 시대 현실을 넘나드는 스토리텔링으로 높은 관람의 가치를 가진다. 이번 국제조각페스타를 통해서 그의 작품이 대중의 삶에 대체적 유희를 선사하리라 기대한다.
2023. 김하림(평론, 기획자) |
ARTIST Critic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