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9 | Korean | 황홀경 전시보도 |
2013년 7월 17일(수)부터 2013년 8월 19일(월)까지 소울아트스페이스 해운대 제1, 2전시실에서 <황홀경>이라는 타이틀로 김남진작가의 회화 20점과 종이 드로잉 20점 총 40여 점의 신작이 선보인다. ▷ 타이틀 <황홀경>은 김남진 작가가 지금까지 추구해온 담백하고 묵직한 사회적 풍경들과 상반되게 느껴지지만 이미지가 넘쳐나고 다양한 가치가 혼재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를 바라보고 살아가는 작가가 현실을 그대로 화폭에 담고자 했다는 점에서는 일관됨을 가진다. 크루즈나 놀이동산처럼 커다란 꽃송이들도 현대인들이 꿈꾸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것들의 상징이다. 인물 없는 풍경과 정물이지만 그 속의 문화를 향유하고 추구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으며 보드리야르가 언급한 이미지의 황홀경처럼 가상의 이미지로부터 오히려 실재하는 주체들이 미혹되고 지배되고 있음을 말한다. ▷ 형식적인 면에서도 새로운 실험이 시도되고 있는데 나무판을 드릴로 거칠게 긁어내던 예전 작품과 비슷한 결과물이지만 이번에는 얇은 나무 막대기들을 표현하고자 하는 모양대로 캔버스 위에 이어 붙이고 그 사이에 면들은 잘게 갈아진 톱밥을 적용하여 특유의 마티에르를 만들어내었다. 거친 질감의 나무 조직 위로는 여러 번의 채도가 낮은 색상이 입혀졌다. 화면 중앙으로 보여지는 꽃은 그 자체가 지니는 여리고 심미적인 조형적 매력과 함께 내밀한 색상이 입혀져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황홀경을 나타내고 있다. 확대된 꽃 뒤로는 신세계 백화점, 시립미술관, 새로운 세계, 샤넬 마크 등 익숙하고 화려한 관광지 건물과 풍경, 심볼 등이 등장한다. 견고하고 강해보이는 실루엣이지만 흐릿한 색상과 톱밥으로 갈아붙여진 재료적 속성이 실재들이 지니는 가벼움, 허구성을 드러낸다. ▷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종이 작업들에도 비슷한 소재들이 등장하지만 선을 따라 하나하나 칼로 오려내어 구멍을 내고 채색한 몇 장의 종이를 겹쳐서 만들어내는 이 작업들은 결과적으로 검게 파인 선묘로 인해서 거친 판화와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수고로운 노동의 과정이 담긴 작업과정과 함께 축적되었을 사유의 시간이 만들어 낸 김남진 작가의 새로운 시도와 시대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그만의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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