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2020-03-06 김수연 작가노트 From the ground(모든 것은 땅으로부터)

From the ground(모든 것은 땅으로부터)

 

그릇에 담긴 과일, 이 작업은 산업화된 농업의 폐해를 지적하고 품종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생태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피터 고어링, 존 페이지의 공저인 ‘모든
것은 땅으로 부터(from the ground)’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한 것이다.

 

색의 혼합에서 ‘병치혼합’이란 각기 다른 색을 서로 인접하게 배치하여 혼색되어 보이도록
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작업에서 보여지는 그릇과 과일(농작물)은 무채색과 유채색으로
대비된채 잘게 분할되어 교차되며 이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혼색이 생기듯 새로운
이미지로 진화하게 된다. 분할의 과정을 통해 오랜세월을 견뎌온 듯한 무채색의 용기는
어느정도 투명해졌고 반면 강한 채도를 갖는 과일은 본래의 색상을 간직한 채 탐스런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릇은 투시되는 듯 자신의 안에 있는 사물을 온전하게 보여 주는 독특한
시각적 구조를 갖는다.

 

이 작업에서 보여 지는 뚝배기, 사발, 달 항아리 등 단순하고 전통적 형태를 띠는 용기와 그
안에 담긴 사물(그 지역, 그 나라에서 재배된 고유하고 다양한 품종의 농작물)은 각각
‘외부(산업화, 세계화)로 부터의 보호’를 의미하는 장치이며, 오랫동안 그 국가 그 지역의
환경에 적응한 생태농업을 상징한다.

 

유전자 조작 작물재배, 단일 품종의 대규모 경작, 장거리 운송을 위한 방부제 대량살포등
산업적 농업의 폐해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농업의 방향을 확실히 알려주고 있지만 고삐 풀린
자본의 욕망은 환경을 파괴하는 농업을 시행하고 아무런 제약도 없이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먹거리를 생산한다. 궁극적으론 식량의 무기화로 누군가가 전 세계를 지배하려는
한다는 음모론을 차치하더라도 우리는 미래세대에게서 빌려온 자연생태를 온전히
돌려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것이다.

2020-03-06 김수연 작가노트 - Windowscape(mammon,s tower)

Windowscape(mammon,s tower)


유리창에 비쳐진 또다른 세상. 실물세계와 대칭을 이루고 있으니 실존하지만 실제하지 않는세계.

눈으로 볼 순 있지만 만져질 수 없는 세상.

가상현실을 보여주는 미디어와 닮아있다. 이 비추어진 세상은 거대하고 화려하다.

육중한 철골구조와 두꺼운 콘트리트로 지어져 대형유리로 마감된 건축물은 그안을 들여다 볼 수 없다.

또 다른 세상을 비쳐줄 뿐이다. 이 또한 인간의 이성적 사고를 마비시키는 속성을 숨긴 채

선별된 정보만을 내보내는 미디어와 닮아있다.

대형 유리창에 비쳐진 도시의 마천루들은 미디어로 포장된 자본의 모습이다.

좋은 말과 화려한 볼거리로 자기를 치장하고 있지만 그 속은 탐욕으로 가득할 뿐이다.

탐욕스런 자본은 돈만이 지상 최고의 가치라는 비젼없는 사회를 만들고,

돈으로 얻어지는 물질적 쾌락만을 추구하게 만들어 우리의 우상이 되었다.
그림 속 어딘가에 우리에게 익숙한 기업의 이름이 쓰여진 붉고 낡은 부적이
존재하는데 이는 공권력을 매수하여 심판을 회피하고, 일자리로 사회와
국민을 협박하고, 거미줄식 기업확장으로 서민의 밥그릇마저 빼앗아 자신의 잇속을 채우는 재벌기업과

손쉬운 돈벌이로 국민을 빗 구덩이로 몰아넣는 금융재벌의 탐욕을 그림 안에 가두려는 욕망의 시도이다.
또한 유리 속 이미지는 그들이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낸 허구의 문화적 신화로
돈벌이에 지쳐 절망적 상황에 처한 국민들을 지배하려는 속셈을 폭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