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Criticism
색점 따라 흐르는 ‘꽃의 향기’에 취하다-김옥조

색점 따라 흐르는 ‘꽃의 향기’에 취하다

<김옥조·미술평론가>
 
   문명호의 근작의 특징을 한마디로 꼽자면 화면상에 우러난 ‘느낌의 흐름’이다. 흐름이란 정체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간과 시간을 달리하는 움직임이다. 꽃과 산, 풍경을 담아낸 그림에 공간적, 시간적 변화를 시도하는 ‘흐름’을 담는 것은 바로 살아있음, 즉 생명의 공간을 만들어 가는 것을 말한다.
  작가는 이런 생명의 상징으로서 화면에 ‘색점’을 넣었다. 그의 이번 출품작을 가만히 보면 무수한 색점들이 화면에 가득 흐르고 있음을 본다.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들판의 민들레 홀씨처럼 색점들이 떠 있다.
  이것은 곧 꽃의 빛깔이자 ‘향기’이다. 빛의 피어오름이기도 하고 몽유적, 환상적 이미지의 환희이기도 하다. 화면 전체의 감을 주도하는 운율적 포인트로서 작용한다. 이 원점들은 정적인 화면에 동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향기와 스토리를 연상하게 한다.
 작가는 “색점을 통해 꽃과 바람, 빛이 흐르는 느낌을 전달함으로써 생명을 표현하고자했다”면서 “시도하지 않는 운율적 리듬감으로 결국 ‘느낌 찾기’에 근작들의 작업 방향을 모았다”고 말한다.
  화려하고 부드럽고 온유한 느낌이 강조된 문명호의 근작은 그러나 반복되고 중첩된 색채적 질감 효과를 내기 위해 숱한 시간과의 싸움을 벌인 결과이다. 이번 ‘꽃의 향기’ 시리즈가 그의 창작여정 흐름을 이끄는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
 (부분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