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04-25 | 작가노트_위안 (시간의 층) |
위안 (시간의 층)
나의 작업은 나이프 끝으로 유화 물감을 켜켜이 쌓아 올리는, 단순하면서도 반복적인 시간과의 긴 대화이다. 이 과정의 매 순간은 내게 주어진 삶의 무게와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하나의 기도이자 명상의 시간이다. 물감을 성실히, 인내로 찍어내는 행위가 시간의 층으로 축적되면서, 정지된 캔버스 위의 꽃잎들은 서서히 흔들리고 향기를 머금은 채 생명력을 얻는다. 겹겹이 쌓인 물감의 층 사이에는 수많은 감정들이 스며들어 다양한 색채로 드러나고, 끝없이 얽히고 뒤섞이는 감정의 흐름 속에서도 자연의 질서는 스스로 호흡할 공간을 찾아낸다. 작업의 형식은 단순한 반복에 가깝지만, 그 안에는 삶의 번뇌와 희망, 그리고 애착이 고스란히 축적된다. 이는 결국 성실과 인내로 빚어낸 하나의 생의 기록이자, 나 자신의 시간에 대한 증언이다. 나는 이 작품을 마주하는 이들이 캔버스 위에 새겨진 나의 뜨거웠던 순간들을 함께 느끼며, 각자의 방식으로 위안을 얻기를 바란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문득 멈춰 서서 숨을 고르고 굳어 있던 어깨의 힘을 내려놓은 채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이 필요하다. 동화처럼 펼쳐진 꽃잎과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부드러운 햇살, 그리고 하늘과 구름이 그 자리에 있다. 그 순간 우리는 어느새 잔잔한 미소를 짓게 되고, 다시 들숨을 들이마시며 일상으로 돌아갈 용기와 에너지를 얻게 된다. 우연히 마주치는 자연은, 언제나 조용한 위안으로 존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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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NO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