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fragrant Daily life | |
A fragrant Daily life
남지형은 ‘낙화(落花)’를 모티프로 끝없는 우주의 순환 과정이자 생멸의 알레고리를 만들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낙화’는 하강을 나타내므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지만, 이것은 자연의 이치이자 섭리이며 작가는 생명과 소멸의 순환 과정이 낙화 속에 내재되어 있다고 본다. 이처럼 작가는 작품을 통해 ‘삶과 죽음’이라는 근본적인 화두를 풀어가고자 한다. 우주의 모든 생명체들은 생성과 소멸 과정의 반복을 통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남지형의 작품은 조각의 구성이 하나의 세포로 회귀한 듯 단순하고 원초적인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그의 조각은 극대화된 추상의 표면에 가장 본질적인 단어 몇 가지의 조합만으로 생명의 섭리를 표현한다. 낱개의 꽃잎들은 둥근 입방체의 형태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우주의 순환 과정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품 속 꽃잎의 유닛(Unit)은 생명의 근원에 대한 상징이자 우주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된다. 이러한 결정체의 쌓기(축적) 행위를 통해 작가는 지나간 시간과 경험, 모든 행위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 계속해서 쌓여가고 있음을 나타내고자 한다.
그는 끝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모습과 흔적을 ‘춤추는 꽃잎들’(수많은 낙화의 축적)로 표현하고 있다. 닮은 듯 다른 각각의 개체들은 오랜 세월 응집된 낙화를 의미한다. 높은 곳에서부터 낮은 곳으로 마치 율동하듯 떨어지는 꽃잎의 형상은 춤의 동작과도 닮아있다.
인체의 형상을 띤 작품의 표면 색상은 매우 활기차고 경쾌하다. 이러한 꽃잎은 다시 축적되는 과정에서 다채로운 율동과 채색의 다양함에 의한 변화를 보여준다. 이처럼 화려한 색감과 율동을 표현한 인체의 움직임은 강한 생명력을 나타낸다.
남지형은 생성과 소멸, 생동의 기운, 시간의 흐름과 축적, 자연의 이치 등과 같은 우주의 근본적인 질문을 ‘낙화’와 ‘춤’으로 표현했다. 한없이 단순화된 결정체 안에 우주의 섭리가 들어있는 것이다.
- 매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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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삶 속에서 끊임없는 순환의 과정을 경험한다 | |
작가노트 인간은 삶 속에서 끊임없는 순환의 과정을 경험한다. 또한 순환이 존재하기 위해서 상승과 하강, 생성과 소멸은 필수불가결하며 순환하는 과정에서 축적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순환의 과정을 알레고리(Allegory)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낙화(落花)로써 이야기하고자 한다. 낙화란 꽃이 져 떨어짐을 의미하며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인간은 떨어짐, 낙하 등 하강하는 이미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낙화를 통해 떨어지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며 떨어짐이 소멸하는 것이 아님에 집중했다. 봄철 꽃이 만개하고 열흘에 지나지 않아 져버리지만 바닥에 떨어져 쌓인 꽃잎은 사라지는 것이 아닌 쌓여가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그래서 떨어져 쌓이는 꽃잎을 단순하고 유기적인 형태로 재해석하였다. 단순화된 개체들은 나란히 나열되기도 하며 얼기설기 쌓여있기도 하다. 떨어지고 쌓여가는 순간적인 모습을 포착해 무한한 형태를 이루어 나간다. 축적되어가는 꽃잎들은 단순히 쌓이기도 하지만 특정한 형태를 이루기도 한다. 낙화를 상징적으로 비유한 꽃잎의 유닛(Unit)들은 비가시적인 '축적되고 있는 것' 즉, 우리가 실제로 마주하는 낙화가 아닌 우리의 모든 시간, 경험, 행위들은 후에 사라지는 것이 아닌 계속해서 쌓여가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운동감이 느껴지는 꽃잎들은 춤을 추는 듯한 형태이기도 하다. 각 인체들은 경험(시간)의 축적물들이다. 일차적 이미지는 꽃잎이 축적되어 이루어진 형태들이지만 이차적 의미는 내면의 경험과 행위의 축적을 말한다. |
ARTIST Critic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