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작가의 작품세계 | |
도시는 나의 작업의 주제이자 소재이다. 도시 안에서의 시간과 공간의 축적을 표현하고자한다. 오래전 길가다 문득 올려다 본 가로등위의 새 한 마리가 내 눈과 마음에 들어오는 순간 시작되었다. 나무가 아닌 가로등에서 쉬고 있는 새가 안쓰러움으로 다가왔다. 거기가 쉴 곳이 아님에도 갈 곳이 없어 그곳에 앉아있는 것처럼 보여 맘이 아팠다. 작업 초기부터 제작 한 날지 않는 새, cul-de-sac(막다른 길), sky scraper, road-side 시리즈들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그러다가 문득 편해 보이지 않는 그 곳이 오히려 안식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갈 곳을 잃은 우리와 비슷하다 생각했는데 어쩌면 이곳을 갈망하고 이곳에서 위안 받는 우리라고 느껴졌다. 기하학적인 도시풍경이지만 나만의 composition으로 새로운 가상적인 공간으로 변화된다. 이곳이 더 이상 나아갈 길 없는 막다른 곳이라 느껴지지만 다시 엮고 만들어 나아간다. 습관화 되어버린 일상에 열정도 많이 빠져나가고 목적도 희미해져서 가끔 갈 길을 잃기도 한다.
고호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고통, 염려, 절망, 우울, 무기력.. 그 모든 것과 함께하는 작업이라고 했다. 삶이다. 내게도 작업은 그저 삶이다. 그림을 멋진 말들로 포장하고 싶지는 않다. 그림은 그림으로 보여지고 싶다. 좋아서 시작했고 잘하고 싶었고 내 그림을 보고 단 한명이라도 마음에 작은 울림이 있으면 좋겠다는 맘으로 작업한다. 나의 의도가 온전히 전달된다면 좋겠지만 그림의 종착점은 관람자의 마음이기에 각자의 느낌으로, 다양한 해석으로 확장되어 남아주었으면 한다.
한결같은 주제로 작업을 하지만 조금씩, 천천히 진화하고 있다. 요즘 작품들에 비하면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으나 시간들이 쌓이고 공간들이 모여 돌고 돌아서도 제자리에 서 묵묵히 해나간다.
面+面 다른 공간이 되어 낸 안에 맴돈다 面+面 공간을 넘고 넘어 우리 안을 떠돈다 面+面 가상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가상이 된다
있을 곳을 찾지 못해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엉뚱한 곳임에도 알지 못하고 그 곳에서 안주하고 있다. 떠날 수도 없는 나를 발견하고 오히려 그 곳에 길들여져 되돌아오는 내 자신을 알게 된다.
공간과 시간 속에서 맴돌며 자유를 꿈꾼다, 그러나 항상 막다른 곳에 다다른다. 그곳의 나는 무기력하다.
하지만 나는 나의 길을 계속 엮어나간다. 끝이 끝이 아니고 또 다른 시작이다. 무의식으로 번져가는 나만의 길과 공간이 만들어진다. 의지인지 미련인지 모르는 나만의 공간이다.
돌고 돌아 겨우 마주한다. 주거니 받거니 소통하려 하지만 각자 자기가 원하는 답만 찾고 있다. 접혀있는 각자의 사고, 각자의 공간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속, 시공간에서 퍼지는 서로의 생각들...
때로는 상처받고 상처 주지만 또다시 마주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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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작가의 작품세계 | |
나의 작업은 나무판을 이용한 작업이다. 나무를 선택한 이유는 나무의 따뜻함과 판각할 때의 집중되는 약간의 노동 그리고 다른 판화 재료보다는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나의 작업은 나무판을 이용한 작업이다. 나무를 선택한 이유는 나무의 따뜻함과 판각할 때의 집중되는 약간의 노동 그리고 다른 판화 재료보다는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였다. 하다 보니 붓보다는 자유스러움이나 자연스러움은 부족하나 면과 면이 겹치고 물감이 얹어지며 판과 물감, 종이가 만들어내는 ‘우연’이 내게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목판화라는 장르로 시작했지만 기본적인 판화의 목적성-복제의 의미보다는 나무판을 이용하여 작업을 하는데 중점을 두고 싶다. 나에게는 여러 장의 똑같은 작품을 만드는 판화의 본성보다 그때그때 다른 작업할 때의 날씨, 나의 손 감각까지도 나의 작업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붓 대신 판을 사용하는 것이다. 내가 의도 한 대로 판은 만들지만 나무, 물감, 물 그리고 바렌이 종이 위에서 중요한 변수들이 된다. 물감은 수성을 사용한다. 우연의 효과도 볼 수 있고 부드러운 물맛이나 거친 얹어짐의 느낌도 나타낼 수 있으며 유성물감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따뜻함이 있다. 넓게는 환경에도 좋고 몸에도 영향이 없고 작업의 시간도 단축된다. 판은 소멸기법으로 제작된다. 작업을 끝내고 나면 판이 없기 때문에 더 이상의 추가 에디션은 존재하지 않는다. 찍기 위한 과정, 찍은 순간, 찍어 놓은 작품, 과정 속에 테스트로 찍힌 여러 장의 종이들과 다 파내고 난 나무까지도 내 작업의 연장이고 부분이다. 이런 시간들과 내가 지나온 공간들과 지금 있는 공간의 얽힘을 표현하고자 판화를 입체로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도시는 나의 작업의 주제이자 소재이다. 도시 안에서의 시간과 공간의 축적을 표현하고자 한다. 오래전 길가다 문득 올려다본 가로등 위의 비둘기 한 마리가 내 눈과 마음에 들어오는 순간 시작되었다. 나무가 아닌 가로등에서 쉬고 있는 비둘기가 안쓰러움으로 다가왔다. 거기가 쉴 곳이 아님에도 갈 곳이 없어 그곳에 앉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 작업 초기부터 제작한 날지 않는 새, cul-de-sac(막다른 길), sky scraper, road-side 시리즈들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그러다가 문뜩 편해 보이지 않는 그 곳이 오히려 안식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갈 곳을 잃은 우리와 비슷하다 생각했는데 어쩌면 이곳을 갈망하고 이곳에서 평안한 우리라고 느껴졌다. 기하학적인 도시풍경이지만 나만의 composition으로 새로운 가상적인 공간으로 변화된다. 이곳이 더 이상 나아갈 길 없는 막다른 곳이라 느껴지지만 다시 엮고 만들어 나아간다.
습관화되어버린 일상에 열정도 많이 빠져나가고 목적도 희미 해져서 가끔 갈 길을 잃기도 한다. 고호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고통, 염려, 절망, 우울, 무기력.. 그 모든 것과 함께하는 작업이라고 했다. 삶이다. 내게도 작업은 그저 삶이다. 그림을 멋진 말들로 포장하고 싶지는 않다. 그림은 그림으로 보여지고 싶다. 좋아서 시작했고 잘하고 싶었고 내 그림을 보고 단 한명이라도 마음에 작은 울림이 있으면 좋겠다는 맘으로 작업한다. 나의 의도가 온전히 전달된다면 좋겠지만 그림의 종착점은 관람자의 마음이기에 각자의 느낌으로, 다양한 해석으로 확장되어 남아주었으면 한다. 한결같은 주제로 작업을 하지만 조금씩, 천천히 진화하고 있다.
요즘 작품들에 비하면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으나 시간들이 쌓이고 공간들이 모여 돌고 돌아서도 제자리에 서 묵묵히 해 나간다.
2021. 박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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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Critic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