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Criticism
Modern People – Remnants of Desire and Memories
Modern People – Remnants of Desire and Memories

미술학박사 신상우 - Artist Statement 

  ‘현실원칙’(Reality Principle)이라는 사회적 통념의 틀(Framework)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갈망하며, 영원히 철들고 싶어 하지 않는 일반대중들의 순수한 욕망(欲望)의 잔해(殘骸)들이 자동기술법(Automatism)이라는 의식과 무의식이 혼재된 정신적 사유의 에너지원으로 형상화되어 하나의 화면 속에서 혼돈스럽게 공존하며 동시에 상충한다. 이곳에 더 이상의 원론적 논리와 계획된 지성적 해석으로 귀결되는 정제된 보편시각형식의 도상(圖像)들은 그 존재를 찾아볼 수 없으며, 진정한 자신의 내적울림에 한걸음 더 다가서서 귀 기울이고 억눌린 내면의 이성(理性)의 근원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켜 감성적 풍요를 추구하고자하는 현대인들(Modern People)의 정신적 소망의 애잔한 그리움만이 자유로이 부유(浮遊)하고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내면에 억눌려있는 욕망을 형상의 왜곡 및 공간의 해체, 다양한 장르의 표현기법과 융합하여 그 흔적들의 층위를 표현하고 있는 본인의 작업은 자아(自我)의 순수한 욕망을 진중함이 내포된 장난기서린 직설화법(直說話法)으로 드러냄으로써 삶의 현장이라는 실존적 상황에 노출된 대중들의 복잡 다변한 일상에 즐거운 상상을 제공하고자 함이다. 그것이 비록 현실세계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정서적 심상(心象)의 노스탤지어(Nostalgia)이며 희망고문과 같은 찰나의 백일몽으로 받아들여지더라도 말이다. 이처럼 작가는 긍정적 에너지원이 내포된 일탈로부터 도출된 정신적 상념(想念)을 변형공간과 외곡형상으로 환원하여 시각화함으로써 미시 서사적 물질주의체제 속에서 미래를 불안해하며 획일화 되어가는 인류에게 순수성이 내재된 무의적 즉흥성과 개개인의 잊혀진 소중한 자아(自我)를 함께 찾아가며 그들의 다양한 내면의 순수한 의지를 대변하고자 한다. 

 무정형(無定形)으로 흘러내리는 물감의 수직적 흐름은 현대인들의 불완전한 욕망이 추상화되고 시간이라는 경험적 감성의 층위(層位)로 융해되어 표출된 존재의 흔적들이며, 여기에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아련한 추억, 규정지을 수 없는 잠재된 욕구들이 복합적으로 상충하면서 부유(浮遊)하고 있다. 시각적으로 물성화(物性化)된 두꺼운 안료의 흐름은 내면에 잠재된 결핍과 상처, 불안요소들과 같이 공존함으로써 감당해야하는 관계적 필연으로부터 스스로 자유롭기 위해 발버둥치는 작가 자신의 자애적(自愛的) 갈망임과 동시에 진솔한 감정을 숨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 내면에 억눌린 욕망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범람하는 감성 충만한 소나기로 감정이입되어 화면에 잔존한다. 

신상우의 회화 일탈의 소외, 현실원칙과 욕망_고충환 (Kho, Chung-Hwan 미술평론)
신상우의 회화 일탈의 소외, 현실원칙과 욕망
-  고충환 (Kho, Chung-Hwan 미술평론)

신상우는 근작에서 목판화와 고무판화, 그리고 실크스크린 등 정통적인 판법과 함께 콜라그래프와 모노타입 등 응용판화를 비롯해, 나아가 오일페인팅과 심지어는 목 조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판법과 방법론을 구사한다.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과 성격에 맞춰 이처럼 다양한 판법과 방법을 적절하게 적용함으로써 그 스펙트럼이 풍부하면서도 일관성이 있는 표현을 얻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콜라그래프와 모노타입 그리고 오일페인팅이 두드러져 보인다.

(중략...) 작가의 작품 제목에는 어김없이 현대인이라는 전제가 붙어있다. 이를테면 현대인 페스티벌을 꿈꾼다. 현대인 행복한 상상,현대인 달콤한 꿈, 현대인 영웅, 현대인 비너스의 탄생등등. 이로써 작가의 작업은 적어도 그 주제의식이 현대인의 자기정체성 문제와 긴밀하게 맞물려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주시하다시피 현대인은 고도로 제도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 (카프카의 성에서 그 극단적인 경우가 예시된). 좀 과장시켜 말하자면 제도적인 사회는 불가피하게 그 구성원을 일종의 기계부품으로 만들어 버린다.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에서 그 극단적인 경우가 예시된). 부품이 고장이 나면 기계는 작동을 멈추는 탓에, 그렇게 고장 난 부품은 즉각 교체된다. 그곳에 일탈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모든 일탈의 계기들에는 금기(금지)의 족쇄가 채워진다. 이렇게 욕망은 억압되고, 무의식의 지층으로 쫓겨난다. 유아가 그 자체 자족적인 세계인 상상세계로부터 언어와 기호가 지배하는 상징계로 진입할 때 최초의 억압이 일어난다.  이최초의 사건 이후 그 억압이 씨알이 되어 그 위에  또 다른 억압의 계기들이 덮쒸워지고 부풀려지고 단단해진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욕망은 억압되고 도태되어져야 마땅하다.

 욕망은 이상적이고 건전한 삶의 관점에서 볼때 무익하고 무가치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나아가 잇아적이고 건전한 사회를 위험에 빠트리는 적이기 조차하다.

 이처럼 현대인은 저마다 억압되는 욕망을 떠안고 산다. 해서 작가의 그림에도 그렇지만 특히 그 제목은 실제를 , 현실 그대로를 재현한 것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실제의 , 현실원칙에 의해 억압된 욕망을 주지시켜주는 일종의 반어법이며 아이러니처럼 읽힌다. 이를 테면 페스티벌을 꿈꾸는 현대인에게 정작 페스티벌은 금지돼 있으며 , 현대힌에게 행복은 그저 상상으로만 가능한 일이며, 겨우 달콤한 꿈속에서나마 현실원칙을 보상받을 수 있을 따름이다.(제도는 심지어 개인의 꿈과 무의식마저 파고든다.) 그리고 사실상 영웅을 상실한  시대에 현대인은 스스로 영웅을 꿈꾼다. 스타 신드롬, 즉 아무도 나를 봐주는 이 없는 시대에 . 공허하고 이기적인 공기를 호흡하는 현대인이 앓는 질병이다.

 

모든  개인에게 스타르 ㄹ요구해오는 사회. 스타가 아니면 죽음이다. 지구로부터의 퇴출이 기다리고 있을 뿐.

(중략....) 설핏 웃음을 자아내는 천진난만한 그림이 순진무구한 동심을 자아내며, 억압되 ㄴ욕망을 분출시키고, 현실로부터의 일탈을 감행하게 한다. 동시에 이 감행, 이 도발이 현실원칙을 재확인시켜주며, 현실원칙과(진정한) 자기와의 화해할 수 없는 거리감을 재확인시켜준다. 
Modern People-Dream on (Escape from Reality Principle)_미술학박사 신상우
Modern People-Dream on (Escape from Reality Principle)
- 미술학박사 신상우 


 나는 인간의 욕망을 그린다.
여기서 욕망(欲望)이란 우리가 삶의 과정에서 이루고 싶거나 이루지 못한 꿈이며, 이러한 꿈(갈망)은 현실 또는 상상의 세계에서 공존하며 부유(浮遊)하고 있는 우리들 내면에 진솔한 총체적 바램이라 볼 수 있다.  
 
 복잡 다변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욕망은 현실이라는 실질적 순간의 소망들이 무의식에 잔존하며 단계적으로 생성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 이외에 앞으로 일어날 또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미지와 상상의 공간에서 무형의 판타지로도 존재한다. 즉 현대인들에게 이러한 파편적 욕망은 어떠한 순서나 형식이 없으며 내가 꿈꾸고 희망하는 것이 무의미한 것이 아닐까? 라는 불완전한 기대와 희망으로 억눌린 자아의 본능과 마주하고 그것에 개인적인 삶의 가치를 투사하는 감성적 교감의 헤게모니(Hegemony)인 것이다. 

 본인의 회화는 추상(抽象)도 아니지만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구상(具象)도 아니다. 인간 내면의 심리적인 감정이나 그리움 그리고 꿈꾸고 싶은 세상을 왜곡된 형상과 날 것의 색상으로 화면에 재구성하여 표현한다. 현실을 초월하고 내면의 울림을 향해 다가가고 싶은 인류의 불완전한 욕망은 무의식이라는 층위에서 향유(享有)하다가 다시 서정적인 뉘앙스(Nuance)를 내포한 채 현실에 투영되어 그 잔상을 드러낸다.
 실재와 비실재가 혼재된 몽환적 화면구성과 역원근법 투시로 뒤섞인 주변 환경과의 미묘한 언밸런스, 역설적으로 그려진 기하학적 모양이나 패턴의 반복, 만화경같이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하나의 화면에 연출 그리고 낙서 하 듯 그려진 리드미컬한 글씨체들은 하나로 규정될 수 없는 현대인들 내면에 헝클어진 다층적 욕망을 표출한 것이다.

 작품이라는 사(私)적이며 진솔한 공간(Empty)에 존재하는 우리들의 비밀스럽고 숭고한 개개인의 욕망이 ’현실원칙(Reality Principle)‘이라는 사회적으로 제도화된 통념, 즉 ’이성‘(理性)이라는 포장을 의식하는 한 더 이상 순수하지도 창의적이지도 않으며, 신비로운 예술적 아름다움이라는 감성 충만한 감동을 내포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작가는 본인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 내면의 진솔한 욕망을 해학적인 형상 왜곡과 공간의 조형적 융합을 통해 재구성함으로써, 사회적 체계의 틀에 억눌려 있는 현대인들의 심상 속에 자유롭고 생동감 넘치는 영감과 소통의 에너지를 선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