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Criticism
'비비드 다이어리'에 담긴 찬란한 순간

'비비드 다이어리'에 담긴 찬란한 순간

 

서은혜 작가의 작품세계는 '일상의 서정성'과 '긍정의 메시지'라는 확고한 철학을 기반으로 합니다. 작가에게 자연, 특히 꽃은 단순한 소재를 넘어 예술적 영감의 근원이자 삶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기록하는 사적인 다이어리와 같습니다. 작가는 복잡한 현대인의 삶에 잠시 멈춤과 휴식을 제공하고자 하며, 작품 전반에 흐르는 화사하고 밝은 색채를 통해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는 '비밀의 화원', '꽃나들이', '휴(休)'와 같은 주요 연작에서 잘 드러나며, 관람객과의 친밀한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이러한 철학은 작가 특유의 독창적인 표현 기법으로 구현됩니다. 작가는 주로 유화 물감을 사용하여 한국의 야생화 등 자연의 색을 고채도(Vivid)의 색채로 재해석합니다. 이는 추운 계절에도 완연한 봄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창출합니다.

 

특히 눈에 띄는 기법적 특징은 극대화된 클로즈업 시점과 거친 마티에르의 활용입니다. 작가는 꽃이나 자연물의 특정 부분을 마치 현미경으로 확대하여 포착하듯 캔버스에 담아냅니다. 동시에 물감을 두껍게 겹쳐 올리고 붓이나 나이프 자국을 과감하게 남기는 거친 질감(마티에르)을 형성하여, 단순한 평면의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자연물의 생생한 촉감과 깊이를 느끼게 합니다. 이처럼 서은혜 작가는 '긍정'이라는 철학을 '비비드한 색채와 역동적인 마티에르'라는 독창적인 기법으로 승화시켜, 시각적인 환희와 정서적인 치유를 동시에 선사합니다.

 

* 아트뮤제 전시서문

서은혜 작가의 꽃그림
서은혜 작가의 '꽃'

'꽃'과 자연을 주제로 작업하는 서은혜 작가는 파스텔 톤 유화물감을 사용해 꽃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캔버스 속 꽃들은 부드럽고 화사한 색들로 중첩되고 거친 마티에르를 형성하며 깊고 완연한 봄의 분위기를 전달한다. 단순화시킨 꽃의 이미지가 봄을 담고 있다. 

서은혜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자연을 중심으로 한 작품세계로 자연을 '형상화'하고 '이미지화'하는 작업"이라며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느낄 수 있는 서정성을 표현하기 위해 주관적 해석을 통한 작가만의 시선으로 작품을 표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