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Criticism
긴 기다림에서 그리움으로 꽃씨뿌린 사랑의 세레나데-한창현  
긴 기다림에서 그리움으로 꽃씨뿌린 사랑의 세레나데
 
꽃은 매력적이다. 화려한 꽃잎에 향기와 색정은 화가의 걸음을 멈추게 하고, 고혹적인 향으로 나비의 날갯짓을 은밀하게 유혹한다. 화가와 시인들의 수많은 작품과 시에 끊임없이 너나들이를 통해 소통하는 것만 보더라도 꽃의 아름다움은 당연하다 못해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객관성을 갖는 속성이 있다. 화가에게 “왜 꽃그림을 선택했는가?” 질문을 던지면 그는 이렇게 화답을 했다.“ 시적인 감성으로 사랑을 꽃 피우고 싶다. 하여 꽃을 주제로 한, 나의 작업은 간결한 형태의 조형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꽃이란 매개를 통해 인간의 사랑과 열정을 표현 하고자 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슴 속에 간직하고픈 첫사랑의 추억과 때론 시리도록 아프고 아름다운 사랑의 심성을 나만의 감성과 촉각으로 화폭에 담았다.”고, 자기고백을 풋내 나는 순정으로 고백했다.
 
우연이라 알고 있는 것들을 곱씹고, 돌이켜 생각해 보면 실은 필연인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우연은 아직도 모르고 있는 필연이며 필연은 우연을 통해 실현되는 운명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모든 인연은 다 운명이고 필연인 것이다, 그래서 작은 생각과 그것을 표현하는 행위는 소중하고 귀한 삶의 결과물이 되는 것이다. 꽃들의 아스라함과 그리움으로 생성된 꽃들의 아우성은 시인의 시어로 태어나 작품의 절절한 사랑의 메시지를 대신했다. 님맞이, 그리움, 매혹, 사모, 첫사랑, 행복으로 수놓은 사랑이야기는 꽃으로 피어났다. 꽃들은 새와 나비를 불러 춤사위를 펼쳤다, 꽃과 새, 달맞이꽃과 초승달은 이분법적 논리로 그림을 대비시켜놓고, 꽃바람과 꽃씨를 뿌리며 사랑을 불렀다. 꽃의 향기와 이파리들은 바람꽃으로 피어나 꽉 채운 듯, 비워버린 여백의 미를 선물하였고, 매운 핑크빛 에로티시즘 [eroticism]으로 피어났다. 에로티시즘 [eroticism]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랑의 신 에로스에서 유래한다. 성행위는 그 자체로는 그다지 에로틱하지 않지만, 그것을 환기하거나 이미지에 의해 암시하는 것이 에로틱한 것이다. 사랑이 성의 감정적 측면이라고 한다면, 에로티시즘은 성의 감각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화가는 생활주변에서 피고 지는 꽃들을 향기와 꽃잎을 식탐하게 되었고, 마치 추억의 일기장을 펼쳐놓은 듯, 일기장에 숨어있는 첫사랑의 비밀 문을 캔버스위에 자연스럽게 펼쳐 놓고, 긴 기다림에서 그리움으로 꽃씨뿌린 사랑의 세레나데를 발자국으로 남겼다.
 
화가 송해용. 그가 대단해 보이는 것은 진정한 아름다움을 향해 느림미학으로 고집스럽게 추구해온, 진실한 걸음을 걸어온 열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눈부신 아름다움이 되는 화가의 그림을 통해 감상자들은 어느새 꽃으로 핀 사랑과 인생을 닮아가며 대리만족하는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2015년 6월 여름 초입에서 빙어 한창현[시인,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