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2018-01-17 작가노트-연
작가노트

<연> 80×80×5(cm) MDF, 대나무, 아크릴칼라

연은 삼국시대부터 불교의 전례와 더불어 길상의 의미로 미술, 장식 등에 주된 소재로 자리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식으로 표현되었다.
연은 시대에 따라 표현 양식은 달랐으나 공통된 점은 늘 우리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이번에 제작하게 된 ‘연을 바라보다’는 연에서 느낄 수 있는 조형을 
다른 조형언어로 표현하였다.

지금까지의 표현양식을 살펴보면 회화에서는 사실적 묘사 또는 단순화
공예에서는 문양 또는 입체적 조각이 주를 이루고 있다.
본 작품의 표현은 조형의 기본이 되는 요소인 점 구성으로 연의 잎맥을 리듬감 있게 나무봉으로 표현하였다.
연잎의 색채는 연이 주는 청정함과 나무봉의 명암이 잘 드러나는 흰색으로 봉의 윗면은 금색을 칠해 연의 온화함을 살렸다.

 法古創新(법고창신)
‘옛것을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 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

법고창신
"어떤 사물을 그 자체로 보며 수용하되 거기에 응용과 변형, 재해석함으로
또 다른 용도와 디자인을 형성한다."
-조선시대 여인의 장식품을 바라보며 작가노트 중에서-

한국적 미
디자인 컨셉 - 한국적 미
형태의 표현 - 디지털 복제기술
전통적 표현양식 - 재료의 변화
전통적인 소재의 답습을 넘어 현대적 감각과 맞는 새로운 문화로 창조

왜 비녀인가?

비녀는 부인의 쪽머리가 풀어지지 않도록 꽂는 장식품으로 채와 잠 두 종류가 있다.
비녀의 문화사적 의미
혼례식 때 신랑이 신부에게 주는 사랑의 정표이자
신분과 풍성을 나타내며 한국 여인의 삶이 담겨 있다.

<한풍>작품설명
<한풍>은 부채형태의 벽걸이 거울이다.
<한풍>은 부채의 변형된 오브제로 탱화 속 옥황상제 옆에 선녀가 들고 살짝 흔드는 단선의 선녀부채 형태를 띄고 있다.
옥황상제는 하늘을 다스리는 도교의 신으로 중국만 아니라 한국의 무속신앙에도 포함된다.
거울의 형태가 탱화 속 등장하는 선녀부채 형태를 취함으로 영적, 종교적 상징성을 모색 하였으며 바람을 일으키는 본래의 기능을 삭제하고, 거울로 대체하여 벽걸이 거울의 기능을 부여했다.

본인의 작품은 사물을 '본다'에서 출발 한다.
본래 용도의 변경은 미술과 디자인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프로세스 중 하나로
보는 이로 하여금 친근하면서 새로운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부채는 손으로 흔들어 바람을 일으키는 물건으로 크게 2가지로 분류하는데,
접는 부채는 접선, 접지 않는 부채는 단선이라고 한다.
접선이 만들게 된 유래로는 주로 학문습득을 위해 서생들이 문장을 외우거나, 승려들이 불경을 외울 때 사용하다 날씨가 더우면 그것을 부쳐서 바람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만든 고려시대 발명품이다.

부채의 면을 이루는 거울의 표면에는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 된 당초문양을 에칭으로 장식하였다.
에칭기법은 일반투명 유리에 원하는 문양이나 글씨를 도안하여 유리면에 붙인 다음 
작은 모래를 분사하여 뿌옇게 처리한 기법이다.
이러한 제작기법은 여러 개의 거울 복제가 가능하다.

에칭기법으로 제작된 <한풍>의 거울 면에 좌우대칭으로 들어간 당초문양은 정제 된 균형미로 생명체 같은 자연스러운 형상을 띄고 있다. 
또한 대칭으로 생긴 반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강한 인상을 전달한다.
부채의 손잡이는 비교적 색이 짙은 월넛을 사용하여 거울과의 대비를 주었다.
나무의 목리의 중심을 가운데 두어 거울이 주는 차가운 느낌을 중화시켰으며, 기능적으로는 거울과 벽에 거는 고리를 연결하였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비롯되었을 것으로 추측하는 거울은 청동기시대부터 현재까지 사용하는 생활용품이다.
거울의 용도는 사람의 용모를 비추어 보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고 종교적, 정치적, 자기인식의 의미를 갖고 있다.

종교적, 통치자의 상징, 자기인식의 수단, 명상, 인간의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한 도구에서 현대에 이르러 망원경, 카메라, 레이저 등 거울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한풍>우리의 문화사를 현대기술인 유리에칭기법을 이용해 벽걸이 거울로 가시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