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Criticism
新 사임당_neo_alpha girl
新 사임당
neo_alpha girl 

알파 걸은 저돌적이고 도전정신을 지닌 강한 여성을, 부당한 대우에 참지 않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인생을 즐기는, 우리 모두의 욕망을 대변하는 여성이다. 
이번 작품은 인간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욕망을 알파 걸을 통해 표현하는 작업으로, 신사임당의 작품세계를 재해석하는 작업과도 맞물려 있다.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있는 신사임당.
그녀는 여성에게 엄격했던 시대에 살면서도,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줄 아는, 스스로 빛을 발한 예술가였다. 
풀, 벌레를 사랑한 화가,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어 진보적인 삶을 산 그녀는 정직하면서도 순수하게 자연의 목소리를 섬세하게 그려 냈다. 
그녀의 작품은 살아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정신이 고스란히 스며들어있다. 

신사임당의 작품에서 초충도는 조선시대 우리조상들의 바람과 기원의 뜻이 담겨져 있다. 나비는 부부와 연인의 화합과 행복, 사랑을, 양귀비, 수박, 오이, 방아 개비는 다산을, 수박은 장수의 의미가 있다. 우리고유의 정서가 담겨 있는 향기담은 그림 초충도와 함께 신사임당은 이 시대의 neo_alpha girl이 아닐까. 

그림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신사임당의 초충도가 전반적인 배경을 이루고 있다.
초충도의 표현방법은 실크스크린 기법을 도입했다. 
현대적이면서도 단순한 표현방법으로, 화면을 풍성하고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아크릴의 맑은 색채의 색 띠는 그림의 생기를 준다. 

패션쇼의 영상이나 화보집을 뒤적거리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 즐거운 일이 내 작업의 출발점이니, 즐거움이 배가 되는 셈이다.
패션쇼에 등장하는 모델들의 느낌은 매우 강렬하다. 
그 강렬한 느낌을 빠르고 민첩하게 화면으로 옮기는데, 일종의 패션스타일화에 가깝다. 
알파 걸 alpha girl
알파 걸alpha girl

알파 걸alpha girl은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엘리트 여성을 일컫는 신조어다. ‘알파(α)’는 그리스 알파벳의 첫 번째 철자로 ‘첫째가는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저돌적인 도전정신을 지닌 강한 여성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페미니스트들이 남녀차별에 저항하는 태도를 지니는 것과 달리 남녀차별 자체를 염두에 두지 않는 여성들이다. 
 
화면에 보이는 베갯모, 꽃신, 노리개, 옛 글씨, 원앙 등은 한국 고유의 정서가 담긴 사물들이다. 작업방법은 한지를 여러 겹 올린 층위에 선묘법으로 인물이나 사물들을 단순하게 처리하거나, 어느 부분은 공을 들여 세밀하게 묘사하였다. 공을 들여 세밀하게 묘사된 부분은 주로 베갯모 부분인데, 바느질을 하거나 바느질 기법(자수기법)으로 표현하였다. 바느질은 의상 디자이너였던 내게는 익숙하게 몰두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베갯송사
베갯송사 

<베갯송사>는 자손의 번창과 장수, 부귀 등 행복을 염원하는 베갯모의 전통문양과 상호매체적인 텍스트들을 화면에 도입하여, 잠자리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속살거리며 바라는 것을 청한다는 베갯송사로 확장해 나가는 작업이다.

작품은 한지위에 석채나 호분을 여러 겹 올린 바탕위에 작업했다. 
그 층위에 선묘법으로 인물이나 사물들을 단순하게 처리하거나, 어느 부분은 공을 들여 세밀하게 묘사했다. 
공을 들여 세밀하게 묘사된 부분은 주로 베갯모 부분인데, 바느질기법(자수기법)이다. 사물들의 간격을 만들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바느질은 여성의 노력과 느림의 미학이 곁들인 용서와 치유의 작업이다. 이러한 작업으로 내 작품은 무수한 숙고의 경험과 반추, 욕망과 사랑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을 화면 위에 올려놓고 풀어나가는 작업들이다. 

꽃 미남, 메트로섹슈얼 등 남성상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베갯머리에서 일어나는 역사는 아직 건재 하는 걸까. 야릇한 호기심이 생겼고, 나는 ‘알파 걸’을 화면에 등장시켜 이성과 감성이 분리된 사랑, 욕정, 거짓된 욕망들을 표현하기위해 디지털 매체로 이미지들을 수집하고, 조합하여 그 틈들을 채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