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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6 Korean [아침의 갤러리] Over there-허필석 作

[아침의 갤러리] Over there-허필석 作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와 백사장, 그리고 덩그렇게 세워 놓은 빨간 짐차. 'POST'라는 글귀가 선명한 우편배달차다. 또 다른 백사장에는 1970, 80년대에 흔히 볼 수 있었던 빨간 전화기가 무심하게 놓여 있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 그러나 뭔가 사연을 담고 있을 법한 풍경이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유년시절 부모님과 떨어져 할머니와 함께 산골 작은 마을에서 지냈다. 늘 산 너머를 바라보곤 했던 그에게 산 너머 저곳에는 넓은 바다가 있을 것 같았고, 당장에라도 엄마가 달려와 안아 줄 것만 같았다. 소년의 상상에서만 존재하던 그 바다가 화폭에서 일렁이고 있다.

허필석(39) 작가는 "다른 어떤 풍경보다 바다를 그리면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은, 진솔한 마음을 표현하게 된다. 우체통, 전화기 등은 유년의 추억을 되짚고 소년이었던 나 자신과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수평선, 갈매기, 파도, 그리고 먼 곳 어딘가에서 불어와 파도를 일게 하는 바람을 통해 '너머의 그곳'에 대한 시선을 담아내고 있다. 오는 29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중동 갤러리 이듬. 

2018-01-16 Korean [갤러리 미고] 전시작가 허필석
전시작가  허필석(Heo Pilseok 許弼奭)
전시일정  2013. 04. 13 ~ 2013. 05. 04
초대일시  2013. 04. 13 PM 6:0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9:00(일요일 휴관)

갤러리 미고(Gallery MIGO)
부산시 해운대구 관광특구 20, 팔레드시즈 2F
T. 051-731-3444
blog.naver.com/gallerymigo

바다와 나 사이의 어떤대상…
허필석
나에게 바다는 어떤 표현대상의 배경이 아니라, 작품의 시작과 끝이다. 바다에서 시작하여 바다로 끝이 나는 이것은 아마 현실에 살고 있는 이 지구상에 어디를 시작해도 바다에서 시작이고 다시 바다가 끝이 나며, 또한 그 바다가 또 다른 시작점이 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끝이라고 생각한 것이 다시 시작을 의미하고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 즉. 모든 세상원리의 굴레 속에 이어가는 하나의 본질의 변형이며, 변형된 상황과 현실은 하나에 출발점에 모인다는 점이다. 앞과 뒤의 차이는 불교에서는 종이 한 장의 차이로 너무 다른 의미를 가지며, 그 의미의 본질은 곤 하나이다. 인간에게 느끼는 자연의 형태는 하나의 본질에서 무한한 가능성으로 또 그 무한은 곧 하나의 본성으로 통한다. 자연은 그저 그대로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마주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바다의 의미는 다르다. 아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 절규와 평온, 선과 악, 이모든 상황은 그저 인간이 만들어 놓은 변형과 왜곡의 수식어일 뿐이다. 어린 시절의 나는 두 가지의 정반대되는 바다의 기억이 있다. 어떤 곳으로 가고픈 동경의 대상의 모습과 죽음의 사투에서 벗어난 하나의 트라우마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무엇이 나로 하여금 그대로의 모습을 왜곡시키고 단정지어버리는 것일까?

이번 작업은 명상과 사색의 깊이를 가지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나와 바다 사이에 부처의 모습. 정면을 바라보는 현재의 반가 사유상(半跏思惟像)과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앉은 미래의 미륵보살 반가상(彌勒菩薩半跏像). 원래, 반가 사유상(半跏思惟像)은 반가부좌의 준말인 '반가(半跏)'와 생각하는 불상이라는 뜻의 '사유상(思惟像)'을 합친 말로 지금의 나의 작업의 모태로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우리가 지금 한순간 순간 마주치는 현재는 늘 과거가 되어버리고, 그 과거도 그 옛날부터 찾고 싶었던 미래일 것이다. 혹 사람들이 생각하는 과거의 모습은 뒷모습을 연상하게 되고, 다가올 미래는 자신을 바라보는 어떤 대상 일 것이다.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앞과 뒤의 차이는 불교의 가르침으로 종이 한장의 차이일 뿐이며, 보편적인 정의에 반기를 들며, 모든 현상은 하나의 본질을 가진다는 의미다. 나는 이 순간 과거, 현재, 미래에 공존하며 명상에 잠기며 조용히 붓을 든다. 

부산의 자연이 된 '용두산'
부산 '용두산'하면 당신은 무엇이 떠오르는가? 누군가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나 팔각정을, 또 누군가는 부산타워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옛날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일제강점기 신사참배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어쨌든 용두산은 부산을 대표하는 상징 공간 중 하나다. 그런 용두산을 미술가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전시가 용두산타워 2층 전시실에 이어 이번엔 가양갤러리에서 '공존의 장소-현대는 미래다'라는 이름으로 열리고 있다. 용두산의 역사성과 장소성에 근거해 허필석, 허병찬, 김경화, 이렇게 세 작가가 회화, 영상, 설치작품으로 제각기 풀어낸 전시다.


허필석은 용두산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부산타워에 주목한다. 작가의 화폭 속엔 어김없이 부산타워의 모습이 배경처럼 그려져 있다. 붉은 옷을 입은 할머니가 라이터로 담뱃불을 붙이고 있는 모습, 풍선이 하늘 높이 올라가는 장면 뒤에도 어김없이 부산타워는 존재한다. 국제시장을 배회하다 일순간 지리 감각을 잃었을 때, 눈을 들어 주위를 살피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마치 항구의 등대처럼 서 있는 게 부산타워다. 작가는 "이미 도시 부산의 자연이 되어 버린 부산타워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에게 부산타워는 더 이상 인공구조물이 아니다. 부산타워는 언제부터인가 구덕산이나 수정산, 천마산처럼 부산의 자연이 되었음을 작가는 그림으로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부산타워는 자연이다'를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