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2024-04-13 서울아리랑_이익렬 작가노트와 작품세계

서울아리랑

 

서울아리랑은 작가 자신이 출생부터 50여년을 성장하고 살아온 서울시 전체의 위성뷰(Top View)를 소재로, 아리랑- '자신을 알고 깨우쳐가는 여정'이라는 의미이다. 설계도의 기초가 되는 평면도는 모든 일을 최초로 계획하는 그림으로 나아가 인생의 설계, 여정을 상징하기도 하며, 유년기와 청년기, 장년기 동안 주로 머물던 동선을 나만의 은유로 드로잉해가면서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시스템, 관계와 여정, 애환을 담아 보려 작업 했다.  실제 설계도나 지도에서는 실측에 의한 정확한 위치,크기로 표시되지만 내 작업 속에서는 상상과 감성, 미래의 계획과 지난 기억들이, 측정되지 않은 자유로운 의지에 의해 드로잉, 페인팅 되어있다. 인간의 정교하게 계획된 희망과 미래는 결코 예측한 과정대로 흘러가지 않고, 다양한 관계와 사건, 우연에 의해 진화와 변이를 거듭하며, 나아가 일상과 인생의 여정을 만들어 간다는 메세지를 담고자 했다.

 

이익열(렬) 1964년 서울출생.

1986년 홍익대 서양화과 졸업후 바이크 사고로 군대를 가지 못해 23세 어린 나이로 화단에 등단, 대학 동기들과 그룹 展을 결성해 설치전과 실험적인 그룹전을 시도했다.  드럼통에 페인팅, 어린시절의 동심과 기억을 적은 그림일기, 수백개의 손때묻은 장난감과 함께 낚시줄에 매달아 전시하기도 했다.  기계문명과 메카니즘을 시대적인 인간군상과 대비해 쨰로는 팝적인 표현이나 초현실주의 기법으로 작업하기도 했다. 89년 국립현대미술관 기획 청년 작가전 이후 90년대에는 직접 카레이스에 출전하며 인간과 메카니즘의 융합을 이루는 자동차라는 매체를 도입해, 인간과 시스템의 조화라는 메세지를 담았고, 2000 년대로 넘어 오면서 생계를 위해 조경디자인과 설계일을 하게되며 '설계도와 거대한 평면도(top view)를 도입해 인간과 시스템, 자연의 메카니즘, 관계와 진화, 변이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기 시작 했다.

 

Hope & Vision

2021 년 코로나 판데믹의 중심에 있던 시기에, 하늘에서 내려다 본 거대 탑뷰에서 농작물이 시간차로 변해가는 이미지를 스퀴즈 (밀어내기)기법으로 추상화 하여 의도되거나 우연히 발생하는 자연의 진화와 변이를 표현하던 중, 문자를 도입하여 시기적으로 자신과 외부 세상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세지를 담기로 했다. 희망과 미래상이라는 영문 메세지 Hope and Vision 이라는 단어에 담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진취적인 발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기대를 개념적으로 화면에 그려 나갔다.  자연의 시스템과오묘한 아름다움은 그 자체 뿐 아니라, 인류의 위기, 개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늘 희망과 기대를 잉태시키고 이끌어 낸다는 믿음을 캔바스에 표현하고 싶었다.

 

 

Farmland develop project 는 하늘에서 내려다 본 대지, 농작물이 시간차를 두고 익어가는 진화와 변이를 스퀴즈기법(밀어내기)으로 다양한 물감을  활용해 회화의 우연성을 살려, 계획된 화면구성과 우연히 발생한 변이를 조합함으로, 설계도면상의 계획도(top view)가 예상치 못한 양상으로 충돌과 조화를 이루는 과정, 여기에 미래를 상징하는 기호와 영문, 예를 들어 AREA 51은 외계인이 출몰했던 위치를 코드화 시킨 표시로 불확실한 미래를 자연과 인공의 시스템에 의해 이어가는 현대 세계의 자화상을 상징화 했다.  조경디자인에 의해 대지의 모습을 새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development 이를 시행하는 종사자를 developer 라 칭하는데, 나는 생계를 위해 이 일을 하면서 정교하게 계획된 건설과 조경 설계에 회의를 느끼고, 실제 자연과 모든 시스템은 진화와 변이를 통해 예측하지 못하는 변화를 이룬다는 속성을, 회화의 우연성과 조합하여 표현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