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2018-01-18 작가노트-3 살랑 살랑 봄바람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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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 살랑 봄바람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따사로운 여름 햇살에 열매들이 영글어간다.

높은 가을 하늘아래 산과 들은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고
하얀 눈이 살포시 내려와 온 세상을 보듬는다.

자연은 늘 내게서 감탄을 자아내고
그 감탄은 내 그림의 에너지가 된다.
2018-01-18 작가노트-2 문득 차장 너머 산과 들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선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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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차장 너머 산과 들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선들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전신주들의 딱딱한 선들이
정말 기분좋게 만나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의 작업은 ‘더불어 살아감’에 대한 독백 같은 것입니다.
자연스러움과 인위적인 것, 밝음과 어두움, 무질서와 절제, 맑음과 탁함 이런 것들이
가장 기분 좋게 어우러지는 곳을 찾고 싶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답게 노을지는 하늘을 그대로 화폭에 옮길 수는 없지만 노을 앞에선 가슴 떨림을
캔버스나 종이 위에 線으로, 形으로, 色으로 연주하는 지휘자가 되면서 행복합니다.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 안에서 작품은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 제 그림을 보고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듣는 것 같은
기분 좋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면 더 행복할 것 같습니다.

2018-01-18 작가노트- 1 항상 혀끝을 맴도는 단어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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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혀끝을 맴도는 단어 ‘아름다움’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노을지는 하늘을 보는 느낌 – 감동과 평화
부서지는 파도 앞에서 느껴지는 가슴 떨림
그것은 어우러짐
우리 안의 욕구가 자연의 질서와 만나는 곳
자유로움의 표출 동시에 절제
가득 차 있으면서도 비어 있는 것
비어있으면서도 허전하지 않은 것
꽉 짜여 있으면서도 답답하지 않은 것
어린 아이의 순수함과
청춘의 열정과
노년의 원숙함이 함께 하는 것

그것은 꿈일지도 모른다
잡았다 싶으면 거기에 없고
채워졌다 싶으면 모자라게 느껴지고
있으면서도 없고 없으면서도 있는 것
하지만 분명히 있는 것.
내게 있어 그림을 그리는 것은 
바로 그 아름다움을 찾는 작업이다.

2018-01-18 작가노트-자연스러움과 인위적인 것, 밝음과 어두움, 열정과 절제, 맑음과 탁함

자연스러움과 인위적인 것, 밝음과 어두움, 열정과 절제, 맑음과 탁함 ...
이런 것들이 가장 기분 좋게 어우러지는 곳을 찾으려 합니다.

선과 형, 색으로 흔적을 만들고,  다시 지우고...
채움과 비움을 반복하면서 화면 위에 시간과 공간을 담으려 합니다.

언제나 나의 작업의 에너지가 되어 주는 자연을 닮아
편안하면서도 늘 새로운 그림을 그리려 합니다.
2018-01-18 작가노트-캠버스 위에서 색들이 춤추게하고 싶다

캠버스 위에서 색들이 춤추게하고 싶다

현대회화에서 색은 형으로부터 독립하여
커다란 목소리를 낸다.
색은 회화요소 중 가장 감각적이고 주관적이어서
훈련을 통한 학습이 힘들지만
색에 있어 자연은 가장 훌륭한 선생님이다.

자연스러운 색의 조합이 가장 아름답다.
우리는 익숙한 색에 편안함을 느끼고
그 편안함은 아름다움으로 이어진다.
새색시의 분홍저고리와 녹색치마가 봄내움을 품기며
마음을 설레이게하지 않는가?

2018-01-18 작가노트-내게 그림은

내게 그림은 _

내게 그림은 ‘거울’입니다.
내가 그 안에 있고 동시에 그 밖에서 나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림을 끝낸 뒤에도
수백번 수천번 나를 돌아봅니다
보는 이의 시선으로 내 그림을 볼 수 있듯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건 어렵겠지?

내게 그림은 ‘나눔’입니다.
그림 그리는 일은 그 과정 만으로도 큰 즐거움입니다.
그림을 드러내는 일은 때론 속살을 보이는 것 같은 느낌!
그런데도,
그 많은 번거로움을 감내하면서 전시를 하고픈 이유?
내 그림을 가장 좋은 상황에서 돌아보고픈 마음이 그 하나일 것이고,
타인과 소통하고픈 마음이 그 둘일 것입니다.
내 생각에 맞장구 쳐주는 사람을 만나면 얼마나 즐거움과!
내 생각에 토를 다는 사람과의 만남은 나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그림은 보는 이(나를 포함해서)의 눈에서 완성됩니다.
어떤 이에게는 무의미할지 모르지만
내게 다가오는 향기를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내게 그림은 ‘퍼즐’이다.
작은 조각들을 이어 온 그림을 만듭니다.

서로 맞은 조각을 찾아가는 퍼즐놀이처럼
어울리는 색과 형의 조합을 찾아갑니다

‘조화’는 기분 좋은 어우러짐입니다.
서로 다른 조각들이 엉켜 한 덩어리가 됩니다.
각각의 모습을 간직하면서도 어색하지 않게 하나가 됩니다
‘다름이면서 일체인 상태’
그것이 바로 조화일 것입니다.
조화,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봅니다.

2018-01-18 작가노트-하얀 캔버스는

하얀 캔버스는
늘 두려움과 설렘으로 다가온다.

작업의 시작은
가야 할 경로를 머리 속에 그리며
흰 눈이 소복히 쌓인 들판 위에
첫 발을 내딛는 느낌.

‘시작이 반이다.’
첫발이 가장 중요하다.
가장 어려운 것은 마무리.

넘치는 것은 모자라는 것보다 못하다.
하지만 넘치고 나서야 비로소 넘쳤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
오늘도 내게 주문을 외워본다.
“80%만 그리고 20%는 보는 이의 몫으로 남겨두자”
그래도 욕심이 앞선 넘치도록 그리고 만다.

2018-01-18 작가노트-나무 이야기

나무 이야기

나무는 아름답다.
나무는 제자리를 지키면서
늘 새로운 모습을 주저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그늘과 열매를
새들에게 보금자리를
벌레에게 잎을...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주는
나무는 넉넉하다.
나무를 닮은 어른이 되고싶다.
그래도
그림그리는 나는
절제할 줄 아는 아이이고싶다.

2018-01-18 작가노트-그림을 만들지 말고 그리자

그림을 만들지 말고 그리자.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낳은 그림.
치밀한 계산이 아닌 직관에서 나온 그림.
꽉 짜여지기보다는 조금은 엉성한
그래서 더 자연스러움으로 다가오는 그림을 그리자.

그림에 멋부리지 말자.
멋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멋이 베어나도록
매순간 최선을 다해 그림을 그리자.

“왜 그림인가?”
“어떤 그림이어야할까?”......
더 이상 나를 수많은 질문들 안에 가두지 말자.
너무 많은 생각은 장애가 되기도 하니까
그냥 그림을 그리자.

2018-01-18 작가노트-따스한 봄볕 아래에서 애써 졸음을 참던 하루..
따스한 봄볕 아래에서 애써 졸음을 참던 하루, 붉은 노을에 감탄하며 웃던 하루, 펑펑 내리는 눈이 마냥 좋았던 하루. 거창하진 않아도 잔잔한 설레임을 안겨준 그 하루하루의 기억들을 선으로, 형으로, 색으로 옮겨 봅니다. 기억이 쌓이고 지워지고 또 쌓여가는 것처럼, 색과 이미지들이 쌓이고 지워지고 쌓여가면서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진 일기 같은 그림을 만들고 싶습니다. - 작가 노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