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Criticism
이상하 작가_양 작품은 내 삶의 페르소나_더 송도니언

이상하 작가 '양 작품은 내 삶의 페르소나'

 

"인간, 환경, 역사 그리고 생태. 이에 대한 작업과 공부는 세상이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고 작품은 그 결과물입니다"

작가는 우주 속 티끌 같은 존재인 인간과 이들을 둘러싼 환경 등에 관심이 많다. 이 관심은 자연스럽게 관련 부분에 대한 문제 의식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로 이어졌다. 

 

작품은 작가의 페르소나(persona)다.

"세상이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 양과 사과를 찾았고 이를 입체 조각과 평면 작품으로 내놓았다."

조각하는 송도 주민, 이상하 작가의 얘기다.

 

지난 흐린 주말 '갤러리 505' 작업실에서 이 작가를 만났다.

"양이 인간 세계에서 차지하는 가치, 또 종교와 역사 속에서 나타난 상징과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양은 작품을 통해 하고 싶은 얘기와 삶을 대변하는 존재입니다"

‘양이 작가에게 어떤 존재인가’ 물음에 대한 이 작가의 답변이다.

이 작가는 또 "양은 인간에게 고기와 가죽을 제공해 삶을 유지하게 한다"라며 " 모든 것을 주는 희생과 평화의 상징"이라고 덧붙였다. 

 

양은 약 1만여 년 전부터 가축화되어 인류 역사와 함께 한 동물이다. 인간 삶에서 늘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특히 인간을 대신해 희생하며 신과 소통하는 매개체로 존재했다.

작가는 양을 통해 ‘꿈이 가득하길, 행복이 가득하길, 사랑이 가득하길...’ 이렇게 늘 긍정을 말한다. 

개인 인스타그램에선 "낱알은 지난 여름 농부가 흘린 땀과 발자국 수 만큼 열립니다"며 노동의 가치를 치켜 세운다. 젊은 농부와 글을 주고 받으면서는 "자부심을 가지세요"고 말한다.

세상이 더 나아지길 끊임없이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작품의 주재료가 왜 타일일까?

타일이 주는 밝고 매끈한 느낌은 조형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알록달록 타일 소재를 사용해서인지 유쾌하다.

보기만 해도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 작가는 양 못지않게 신화나 역사에 나오는 사과를  재해석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사과는 아담과 이브, 패리스의 사과 등 많은 이야기 속에 등장한다. 그는 "사과는 선택의 상징이며 이 선택으로 인간의 역사에 많은 것들이 바뀌게 됐습니다. 그 선택으로 인해 바뀔 우리 삶의 모습" 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기록 시리즈'의 경우, 기후 재난으로 인해 닥쳐올 대멸종에 대한 나름의 경고를 보낸다. 또 '인간의 올바른 선택만이 사라져 가는 생물 종을 보호하고 멸종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는 메시지도 담았다.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을 묻자 "제주 해녀가 추운 겨울 바다에 어떻게 들어갈까요? 답은 어제도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고 답했다.

“평소 자주 하는 말”이라며 “매일 똑같은 마음과 태도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 일관된 태도야말로 가치 있고 소중한 삶의 모습이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거창한 계획보다는 그저 지속적이고 일관된 삶을 지향하겠다는 이 작가. 그의 개인 전시회는 12월에 있을 계획이다. 

- 더 송도니언, 글/사진 | 편집장 시촌

타일은 생긴 모양이 볼록하며, 부드러워서 만지고 싶은 생각이 생긴다

이상하 조각전 바라보다를 바라보면서

타일은 생긴 모양이 볼록하며, 부드러워서 만지고 싶은 생각이 생긴다. 

 

저번 감상(感想)전에서는 일상에서 소비되는 사과, 배, 브로콜리 등을 선보였다.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을 작가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확대 재생산하였다. 

 

이번에는 양(羊)을 대상화하여 표현하였다. 양은 12간지 중에 8번째 동물이다. 본디 양은 산양과 면양으로 나눌 수 있다. 면양은 뿔이 없지만 산양은 뿔을 가지고 있다. 양은 성질이 온순하며 무리를 지어 산다. 뿔은 암수 모두 없는 것과 수컷에만 있는 것, 암수 모두에 있는 것 등 여러 가지이며 대개 수컷의 뿔이 크다. 몸의 크기는 품종에 따라 다르다.

 

또한, 작가는 자연의 양들에서 소재를 얻어, 대상에서 느껴지는 외형적인 구조에 작가의 창조성과 아이디어를 합쳐 얻어진 형상들을 작가 자신이 터득한 조형적인 미감으로 보여준다. 그 형상들은 갤러리에서 생명이 없이 있지만, 작가는 그 형상들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 작가의 이상과 작품성을 펼치고 있다. 작가의 가슴속에 깔려 있는 생명에 대한 숭고함과 존엄성을 조각으로 나타내어 관객들의 시선을 모을 것이다.

 

이상하 작가는 평범한 소재를 통해 대상을 확대하며 관객들에게 즐겁고 흥미로운 시각적 경험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작가는 전시의 관람을 통해 일상의 흔한 양들을 보면서 있는 그대로 작품에서 발산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보여지는대로 흥미와 행복감을 가지길 바라고 있다. 이번 전시도 작품과 관객이 소통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보통의 작품은 손을 대지 말고, 시각에만 의존한다. 이상하 작가의 작품은 시각과 촉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타일 상부의 부드러움과 타일과 타일 사이의 골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은 시각과 촉감을 동시에 체험 할 수 있어서 우리에게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할 것이다.

 

- 갤러리노트 최등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