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2018-01-19 작가노트-인간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또한 행복, 불행, 기쁨, 슬픔, 분노 등 수없이 많은 감정의 변화들을 경험한다.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나 역시 잠시 시간을 멈추고 내면과 현실의 경계에서 질문을 던져본다. 그리고 자아에 대한 물음을 거울과 거울 위에 뿌려진 물 그리고 수면 위에 비치는 어떤 대상, 그리고 여행이라는 주제로 접근한 풍경을 통하여 ‘숨-삶’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이전의 작품들은 호흡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감성을 재분배하고 대상이 비치는 현상을 이중으로 분할한 화면에 동시에 표현했다.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기 위함이었다. 이중적 풍경을 통해 자아 위에 또 다른 자아를 반영한 정화된 풍경은 실재의 삶과 내면의 삶이 하나의 이미지로 통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작업 역시 같은 맥락으로, 비치는 현상을 반영하여 더 현실적이면서도 사실적 표현으로 접근하였다. 

물과 거울은 근본적으로 대상을 비추는 공통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상징적인 의미는 대부분 동일하지만 간혹 자연물과 도구의 개별성이 빚어내는 약간의 차이점은 존재한다. 인간의 삶과 유사한 물과 거울의 의미는 시간의 순환, 생성, 정화, 변화, 재현, 흡수, 왜곡, 이중성, 다중성, 양면성, 내면세계 등을 반영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게 한다. 다만 투영된 이미지들은 본래의 형상을 왜곡시키는 정도가 크다. 고요한 물이라 할지라도 주변의 작은 변화로 인해 잔잔했던 표면에 파동, 흐름이 발생하고 대상이 어그러진다. 내가 표현하는 이미지들은 거울 위의 물에 비치는 대상의 단순한 외적인 형체가 아니라 삶의 깊은 흔적이 되기도 하는 무수한 ‘삶의 기억과 호흡’이다. 내 작품을 접하는 이들이 그림을 통해 삶에 있어서의 또 다른 ‘쉼’을 느낌과 동시에 삶의 시간을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고 내면의 세계와 마주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