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Criticism
의식하지 않은 채, 맨몸으로

의식하지 않은 채, 맨몸으로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관, 이진철)

 

문지민의 첫번째 개인전은 의식하지 않은 채 준비되었다.

마치 작품의 흐림이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나들듯이 꾸미지 못한 맨 몸으로 세상에 선보인다.

작가는 동양화에 대한 관심으로 미술을 시작했고, 대학에서는 현대회화를 배우는 서양화과에서 공부했다.

작품의 재료에서도 이러한 작가만의 특성이 드러난다.

목탄과 아크릴 물감의 어울림은 동양적 조형의식과 서양적 표현 방식을 동시에 드러내려는 작가의 무의식적 의도가 담겨있다.

문지민의 작품은 '의식의 흐름을 자동기술적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는 추상회화이다.

하지만, 구상화가 아니라고 해서 반드시 추상회화라고 할 수도 없는 부분이 있다.

이 작품들이 추상화가 아닌 이유는 아직 이 젊은 작가의 작업에 담아낼 '의도'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맨몸'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문지민의 '무제' 곧 '춤'이라 이르 붙여진 회화는 '내면의 표출하는 에너지'이다.

그러나 단지 몸짓인 것이 아니라 '무엇에 대한 몸짓'으로 공감을 얻으려면 '언어화'의 과정이 필요하다.

에너지 넘치는 몸짓에 보편적 공감을 담아낼 수 있도록 깊이 있는 사유의 시간을 가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