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2018-04-24 문지민 작가 작가노트
작가노트:


1.

 선은 점 두개가 있어야만 그어진다. 세상은 그것보다 많은 선들과 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그 많은 것들 중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단면적이면서도 명료하게 꺼내고 싶었다.


 그리하여 내가 택한 나의 언어는 흑백이다. 내가 보는, 내가 닿는 세상은 무엇이든지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1 아니면 0 크게 이분법적인 사고가 주류를 차지했다.


 막상 물질적인 형태를 이룬 이분법의 세계는 모양이나 경계가 명확한 것도, 특정한 성질을 띈 것도 아니다. 외려 엉기고 모호하게 뒤섞여 경계이되 경계가 아닌 것을 이룬다. 모순되어보이나, 그것이 내가 찾은 "원리" 였다.


 이 평면을 멀리서 보게되면 크게 구분만을 이루고 있다. 한발자국씩 다가가면 흐름을 이룬 세포들이 보인다. 흑과 백, 구분만으로 나뉜 공간에 자잘한 세포들이 퍼지고 흡수되며 나타나고 사라짐을 반복한다.


 전부 같아보이기도 한다는 것이 주제이자 맹점이기도 하다. 흐름은 순환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