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2018-01-22 작가노트-유토피아를 꿈꾸는 행복의 서사시
 유토피아를 꿈꾸는 행복의 서사시

인간을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오브제가 바로 안경이다.
안경이 가진 특징적 선의 이미지는 우리에게 많은 철학적 사고를 유발한다.

작가는 안경이라는 오브제를 사유의 꽃으로, 시상을 떠올리는 시인의 얼굴로, 또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연주자의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안경은 일종의 시선이자, 창문이며, 나와 세상 사이에, 나와 타인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 세상과 타인을 안경을 통해 접하게 된다. 
이는 소통의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으며, 현실을 명료하게 보게 해주는 혜안의 창이 될 수도 있고, 진실을 가리는 베일이나 장애물이 될 수도 있으며, 세상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방패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이 사이의 미학이다.

                                                    - 이천십이년  작업실에서 -

2018-01-22 작가노트-안경과 바이올린
안경과 바이올린

나의 이번 작업은 안경과 바이올린, 두가지의 오브제가 빚어내는 선의 철학적 탐색과정이다. ‘안경’이란 일종의 시선이자 창문이며 보려는 욕망과 보여주려는 욕망 모두를 지니고 있다. 나와 세상, 나와 대상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 현실인식의 도구이면서 동시에 진실을 왜곡시키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이것은 보는 것이며 관찰하는 것인 동시에 사고하게 하는, 안경이 가진 ‘사이’의 미학이다.
머리,몸통,허리와 같은 해부학적 명칭을 가진 ‘바이올린’은 은유로 가득찬 악기이며 또한 여성인체의 선적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인간의 모습에 가장 근접한 악기이다.
(앵그르의 바이올린,1924)에서 만 레이는 여인의 등과 둔부에 흐르는 곡선을 바이올린의 풍만하고 부드러운 선적 이미지와 겹쳐놓고 있다. 
안경이 가진 철학적 이미지의 선과 바이올린의 여성적이며 풍부한 이미지의 선, 그 결합과 해체에서 나오는 미적 상상력이 내 작업의 출발점이다.
나는 대상의 해체와 재구성의 형식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왔다.
본 작업에서 바이올린은 면을 배제하고 오롯이 선의 요소로 안경의 구조적이고 사색적인 선과 조우하게 되면서 ‘선의 중첩과 반복’,더 나아가 ‘선의 변화를 통한 의식표현’에까지 이르고자 했다.
이러한 조형적 실험이 안경의 이지적인 사색을 담은 바이올린의 풍부한 선율과 함께 관객에게 다달았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