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7 | 강신영의 쇠로 만든 상상자연_작가노트 2024 |
강신영의 쇠로 만든 상상자연.
자연에 살면서 자연을 금속으로 조각하는 강신영 작가의 전시이다.
큰 느티나무와 연못이 있는 작업실에서 연못에 떨어진 나뭇잎을 관찰하면서 시작된 작품세계이다.
나무에서 떨어진 나뭇잎이 생명체의 형태로 피어나고 물고기의 모습으로 살아나기도 한다.
나무의 이미지로 만들어진 여인이 높은 곳에서 먼 곳을 바라보고 꽃밭을 향해 산책하는 남자가 허공을 걷는다.
여리여리한 날것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에너지가 작가의 상상을 만나 변하지 않는 강인한 금속으로 발현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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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5 | 보석나무_작가노트 |
보석 나무 - 조각가 강신영 작가노트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작업실 뒤쪽 작은 다리를 건너면 바로 산속이다. 참나무, 밤나무와 잣나무 숲을 지나면 소나무 숲 터널이 펼쳐진다. 땀 흘리는 작업 뒤에 숲속을 어슬렁거리며 산책하다 보면 건강한 나무의 에너지가 온몸에 전달된다. 연못에 떨어진 나뭇잎을 만나며 시작된 금속 자연 조각 작업이 올해부터 기하학적인 형태가 더해지면서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4개의 피스가 한 작품으로 설치돼 작품 내부에 빛이 들어가는 작업 이후에 기하학적인 역삼각형의 작업을 하게 됐다. 나뭇잎이 투각돼 있는 각지고 직선적인 역삼각 뿔의 추상 형태를 물방울 모양의 기둥이 받치고 서 있는 작품이다. 그즈음 정원이 아름다운 갤러리에 초대받아 작품을 출품했고 전시 기간 중 다이아몬드 관련 행사가 열려 참가하게 됐다.
그 뒤 보석의 본질에 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됐고 마침내 <보석 나무>작업이 시작됐다. 응집과 확산의 다이아몬드 형태, 투각된 나뭇잎들, 나무 질감으로 만들어진 물방울 형태의 기둥, 내부의 빛, 사계절을 상징하는 색채 등이 어울려 이루어진 추상 조각이다.
환경문제로 야기된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촌이 신음하고 있다. 자연의 가치는 인류의 생존을 결정지을 만큼 중요해졌다. 땅 밑에 존재하는 원석, 하늘의 수많은 별, 지구를 들고 서 있는 나무들은 서로 다르지만 그 속성은 같은 원자들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인간을 비롯한 수많은 생명체가 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는 이유는 나무가 끊임없이 걸러내는 공기의 존재 때문일 것이다. 공기만큼이나 소중한 생명의 나무를 보석의 이미지로 표현한다. 내가 만들고 있는 나무는 물과 빛으로 성장하며 우리를 지켜주는 "보석 나무"이다.
보석나무에는 또 다른 비밀이 있다. 동양에서 우주만물의 변화를 나무, 불, 흙, 쇠, 물 다섯 가지 기운으로 압축해 설명하는 오행(목,화,토,금,수) 사상이 들어가 있다. 나무(木)는 부스전의 주제인 보석나무, 화(火)는 보석나무의 야경인 불빛, 토(土)는 보석나무뿌리의 근간인 토양, 금(金)은 보석나무 재질인 스테인리스, 수(水)는 보석나무의 물방울이다. 하나의 작품 주제에 목화토금수 오행을 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섯가지 기운이 상생한 보석나무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만복이 깃드는 행운도 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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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 Heart tree |
작가노트
Heart tree
기후변화, 코로나, 전쟁 등으로 전 세계가 신음하고 있는 요즘 강추위가 우리들을 더욱 움츠리게 만든다. 자연과 가까이에서 살고 있는 터라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날이면 날씨만으로도 행복하다. 어린 시절 고향집 앞 정자나무에서 시작된 나무와의 인연으로 비슷한 환경의 장소에 작업실터를 마련하게 되었고 나무와 함께 살면서 자연스럽게 나무를 만드는 작가가 되었다.
고목의 썩은 둥지 안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놀던 어린 시절 원체험은 나무와의 교감을 쉽게 해 주었던 같다. “모든 생명체는 거슬러 올라가면 하나의 줄기로 통합 된다”라는 나의 오랜 생각은 나무물고기, 나무새, 나무여인을 지나 “하트 트리”와 비너스의 “포옹”을 만들게 되었다.
식물의 피부를 한 동물의 모습으로 탄생된 작품들은 태초에 하나였던 생명의 근원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찾아내 화학적으로 결합시킨 결과물인 것이다.
“하트 트리”는 고향마을의 정자나무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나무에 생긴 상처가 오랜 시간 동안 회복되면서 하트 모양의 옹이가 되었고 내부로 들어가 외부를 볼 수 있는 구조이며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표현했다.
“포옹”은 나무로 환생한 비너스가 지친 우리들에게 포옹을 청하고 서있는 형태이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는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여신이 아이를 낳지 않는 한국젊은이들에게 너무 걱정 말라고 위로하는듯하다.
보틸첼리의 비너스는 특유의 머리를 휘날리며 사랑의 향기를 뿌린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위대한 덕목은 사랑과 포용이다.
2023. 1. 11 강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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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N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