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2022-04-30 작가노트 2021_김숙

들꽃들 중에 유난히 기억을 잡는 맨드라미는 모양새만큼이나 꿈틀대며 나의 뇌관을 파고든다. 최근 수년간 작업의 소재로 택한 맨드라미는 그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내 마음의 표현이다. 너무 소박해 그다지 아름답지도 않지만, 순수가 폭발하여 요염하기까지한 모습으로의 변화는 볼수록 아름답다. 붉고 여리여리한 모습에서 뜨거운 한여름을 질주하며 서리가 내려앉는 대지의 차가움을 향해 저항하는 그 모습은 처절하게 사랑스럽다. 도도함, 강인함, 꿈틀대는 생의 욕망을 나만의 표현으로 생명력을 부여해 창조하고 이야기를 쏟아 내려 한다. 아~강한 것은 아름답다...! 

 

화색과 형상의 생명력을 표현코자 유화물감을 마치 부조작업 하듯 두껍게 붓질을 반복해 마띠에르를 주었고, 그럼에도 터치를 섬세하게 하여 꽃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고 삶의 이야기를 수놓는다. 

 

서양화를 그리고 있지만 현대적이며 한국적 정서를 표현하려고 배경 작업에도 많은 의미를 담았다. 금분이나 숯가루 등은 재료 선택도 그렇고 표현 방식에서도 우리의 한지의 느낌을 살리고자 여러 색의 반복된 채색으로 투명도와 은은함 그리고 질감의 거치름을 추구하였다. 이어지는 작업 방향은 자연을 그리되 평상의 자연이 아닌 오래도록 고민하고 달여서 우려져 깊게 고찰 된 심상의 세계를 그리는 것이다. 그리고 맨드라미는 그 세계를 드나드는 출구로 나와 언제나 함께 동행을 나선다.


2018-01-11 작가노트-나의 그림은 꽃과 나무를 통하여 치유라는 큰 맥락에서 조형의 세계를 찾고 있다
나의 그림은 꽃과 나무를 통하여 치유라는 큰 맥락에서 조형의 세계를 찾고 있다.
   
 사상이나 이슈보다 소박함, 고요함, 순수함에 기본을 두고 있다. 사소한 주변에서 행복이 튀어 나오고, 따뜻한 시선이 행복을 이끌어 간다고 본다. 길을 나서면 자연의 온갖 형상들이 아름다운 선과 색으로 나를 유혹하여 경이로움에 가슴 벅차게 한다. 
 시간이 흐르며 나의 작업은 풍경과 정물을 중심으로 사실주의 및 자연주의 미학에 충실성을 두고,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자연을 빌어 미적감수성을 표현하려고 애썼다. 눈앞에 보여 지는 대상의 본질은 조형적인 색체와 감각으로 풀어나가기를 추구했다. 더불어 나의 정서와 어울리는 적당히 소박하고 평화로우며 들어나지 않는 화려함이 숨어있는 그리고 조금은 따뜻함이 묻어 있는 순수성을 표현하려고 했다.

최근 나무를 그림에 있어 내 감성을 옮겨 놓은 듯한 시 한수를 읊조려 본다.
그 잎 위에 흘러내리는 햇빛과 입 맞추며 
나무는 그의 힘을 꿈꾸고 
그 위에 내리는 비와 뺨 비비며 
나무는 소리 내어 그의 피를 꿈꾸고 
가지에 부는 바람의 푸른 힘으로 
나무는 자기의 생(生)이 흔들리는 소리를 듣는다. 
                             나무의 꿈(정 현종)
나무와 나무로 어우러진 숲, 숲과 숲 사이로 흐르는 바람의 기운이며 운무사이로 비친 비단 같은 영롱한 햇살들은 나의 작업의 주안점이며 그것을 표현하고자 나의 정열을 녹이고 있다. 
심오한 자연의 섭리속의 자연의 조형세계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그런 신비한 힘이며, 그 힘은 새로운 창조적인 에너지가 발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런 꾸밈이 없는 본연의 자연, 그 모습에서 나무를 더 나가 숲을 정물화화 시켜본다. 경이로운 자연과 접할 때 가슴은 설렘으로 펄떡거린다. 더욱이 숲속을 거닐며 문득 나무들과 나란히 될 때 가슴 속 심연으로부터 정화되어오는 느낌은 작가인 내게 뜨거움을 안겨다 준다.  간결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형상으로 나무의 향기가 묻어나는 감성을 추구해 보았다.

또한, 나의 그림세계의 끊임없는 화두인 맨드라미꽃은 나의 내면의 뜨거움과 동일화 시켜 세월을 따라 화면에 구성되어지고 있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뜨겁게 바라보던 나의 가슴에 내제되어 있는 정열을 표현했다. 그리고 꽃에서 보여 지는  빨간색의 화려함보다는 꽃의 내면의 본질인 보여 지지 않는 순수와 고요함을 나타내려 하고 있다. 
이후 내가 나무라는 소재를 택함에 있어서도, 아마도 부단히 움직이며 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삶의 모습과 비교되는 나무의 굳건한  기상과 소박함과 순수함에 매료되어 붓끝은 절로 그리로 거닐었다.
  
화려하면서 친숙한 꽃과 나무들의 향연을 통해 발산되는 에너지를 나만의 표현에 의해 화폭에 창조하고, 내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고 싶었다. 그리고 이즈음 나는 색채를 간략화 시켜보고 싶은 욕구와 재료가 유화재료이지만 동양적인 느낌을 표현해 보고자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예술을 통해 깊이 사색된 삶을 더 깊이 관조하여 인생의 깊은 정체성까지 이끌어내어 표현하고 고단한 영혼을 치유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이다.  

2018-01-11 작가노트-나의 그림은 이슈보다 소박함, 고요함, 순수함이 어울린다
“나의 그림은 이슈보다 소박함, 고요함, 순수함이 어울린다”

아직도 나의 방에는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결혼식 때의 내 모습을 담은 사진이 걸려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의 모습이 많이 변하였음을 느꼈고 시간으로 인식되어 날아간 세월을 얼굴에 보이는 주름으로 다시 들추어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 자신의 속내를 훑어보고 변한 것은 모습뿐만 아니라 삶의 자세도 달라졌다는 깨달았다. 

누구나 태어나 행복을 찾는 삶을 추구하지만 유난히 나르시시즘이 심한 나는 내 자신의 행복을 더 열렬히 갈망했었고, 그 가치기준이 옹졸하다고 할 만큼 유치했었다.
그러나 중년의 나이에 다다른 이즈음 다소 그 젊은 시절의 용렬함을 거둘 수 있어 다행이라 여긴다. 이젠 행복을 삶에 대한 마음의 여유와 감사에서 찾고 있는 나를 볼 수 있다.사소한 주변에서 행복이 튀어 나오고, 따뜻한 시선이 행복을 이끌어 내온다. 
극히 세속적인 것으로부터 마음의 문을 활짝 여니 입가의 미소가 나를 반기고 동행해준다. 길을 나서면 자연의 온갖 형상들이 아름다운 선과 색으로 나를 유혹하여 경이로움에 가슴 벅차게 한다. 살아 숨 쉬고 있음에 감사기도를 드리게 한다. 행복이 한 가득 다가온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도 내 삶의 기준이 변하였듯이 세월을 따라 변화가 있었다.
초창기 한동안은 내 젊은 시절에 보아 온 듯한 시골집과 서울의 언덕동네를 많이 그렸다. 그리고 늘 상은 그저 서울을 벗어나 접할 수 있는 고즈넉한 풍경을 바라보며 경외심에 가슴이 울컥해지는 감격을 그림에 담으려고 노력했고, 그리고 언제나 봐도 아름답고 행복해지는 꽃들을 그렸다. 

시간이 흐르며 나의 작업은 풍경과 정물을 중심으로 사실주의 및 자연주의 미학에 충실성을 두고,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자연을 빌어 미적감수성을 표현하려고 애썼다. 눈앞에 보여 지는 대상의 본질은 조형적인 색체와 감각으로 풀어나가기를 추구했다. 더불어 나의 정서와 어울리는 적당히 소박하고 평화로우며 들어나지 않는 화려함이 숨어있는 그리고 조금은 따뜻함이 묻어 있는 순수성을 표현하려고 했다.

내 그림의 세계는 내 삶과 진실을 표현하는 일기와도 같은 것이기를 바란다. 그림은 무엇을 그리건 간에 내가 추구하는 삶의 자세와 깊이 내제되어 있는 정서, 나의 향기가 표출되어야 한다고 본다. 나의 그림은 화려한 이슈보다는 소박함, 고요함, 순수함이 어울린다. 나는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따뜻함을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화려하면서 친숙한 꽃들의 향연을 통해 발산되는 에너지를 나만의 표현에 의해 화폭에 창조하고 싶었다. 내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고 싶었다. 예술을 통해 깊이 사색된 삶을 더 깊이 관조하여 인생의 깊은 정체성까지 이끌어내어 표현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이다.
요즈음은 주로 맨드라미를 소재로 다양한 표현을 해보는 작업을 한다. 

서울 외곽의 어느 집 밭에서 본 빨간 맨드라미가 나의 시선을 잡았고, 난 그 뜨거운 빨강 맨드라미에 매혹되어 화폭의 소재로 잡았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뜨겁게 바라보던 나의 가슴에 내제되어 있는 정열을 표현했다. 그리고 꽃에서 보여 지는  빨간색의 화려함보다는 꽃의 내면의 본질인 보여 지지 않는 순수와 고요함을 나타내려 하고 있다.

색채를 밝고 화사하게 사용하여 붉은색의 강한 이미지를 부각하며 또 다른 무채색 느낌의 배경은 꽃의 잔상처럼 그리면서 나 자신의 모습과 대응시켜 보고 있다.  
붉은색에 나의 뜨거운 정열과 배경의 모습과도 같은 심상속의 혼란과 상황적 탈속성을 나타내고 싶었다. 화폭에 들어난 꽃의 본질은 내 가슴이 부여한 생명력을 같고 나의 세계를 표현했으면 한다. 
 
그러나 내안의 나를 그리고자 하는 마음은 작업과정 내내 늘 한계가 있고 갈증과 강박 관념을 느끼게 한다. 아마도 앞으로 내가 풀어가야 할 숙제이고 부단히 찾아가야 할 방향일 것이다. 내겐 작가로써 이러한 노력을 할 수 있음 자체가 즐거움이며 행복이다. 또한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늘 숨죽이며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아마도 내가 그림 작업을 하는 한, 앞으로 또 다른 어떤 소재로 그림을 풀어 가더라도 늘 네게 중요한 것은 조금은 그립고 조금은 따뜻한 살 냄새가 나는 사유의 세계가 자연과 동화된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 
이제 바라 건데, 또 몇 년의 세월을 흘려보내고 만나게 될 나의 먼 훗날에도 지금과 별 변화 없는 일상을 살아가게 되겠지만 되도록이면 바라보는 눈높이를 낮추어 삶의 저울에 그냥 가볍게 올려놓을 수 있는 나의 나날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