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EWS
2018-01-22 Korean 이경재 작품전 기사
사람들간의 관계에 주목하는 작가이며, 사랑스럽고 편안한 작품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정감어린 모습을 고졸하면서도 정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태리 유학파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적인 절제미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돌조각가 이경재의 작품전이 6월 5일(토)부터 30일(일)까지 갤러리 아트링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고집스럽게 돌만을 작업하고 있는 작가가 대리석에서 이끌어내는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우리 이웃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무엇보다도 ‘함께 더불어 존재하는 관계’ 속의 사람들을 풍만한 볼륨과 절제된 표현을 통해 정적이며 관조적인 한국적 정서로 표현하고 있다.
 
이태리 카라라 국립미술아카데미에서 7년간 철저히 조각의 기본이라 할 인체표현을 연구한 이경재의 인체들은 구상적이기는 하지만, 사실적인 면은 두리뭉실하게 축약하여 추상화하고 있다. 디테일을 사장 시키면서 전체적 윤곽의 풍부함을 얻어 세부를 생략한 덩어리의 느낌으로 조각 특유의 본질을 살리고 있는 것이다. 돌을 다루면서 ‘촉각에 의한 상상력’을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작가는 대리석, 사암, 화강암 등 돌의 텍스처(texture)를 살리기 위해 조각적 프로세스를 최소화하고 가급적 동세 표현을 절제한 형상으로 깎아 작품을 완성한다. 작가는 돌(石)이라는 중후하고 영속적인 재료에 가벼움과 경쾌함, 편안함과 안온함을 주길 원하면서 오늘날 한국인이 잃어버린 정체성으로서의 그 온화하고 고졸한 인간미 풍기는 얼굴 표정을 ‘모자상’, ‘부부상’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편 오케스트라의 하모니를 느끼게 하는 다양한 악기 연주자 들의 조각상은 절제됐으나 정확한 표현으로 금방이라도 아름다운 소리가 날 것 같이 생생하다.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사랑스럽다, ‘편안하다‘와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작가의 이야기처럼, 그의 작품은 이렇게 따뜻하고 편안한 사람들의 관계를 느끼게 해준다.
 
이번 전시는 개념이 아니면 안 되는 시대, 개념이 물질을 간과하고 있는 시대에 여전히 물질 속에 정신과 영혼이 존재 한다는 믿음으로 과중한 노동력을 쏟아 부으며 기나긴 시간과 집요한 집중을 요하는 돌 조각에 매진하는 “외골수 돌조각가” 이경재의 존재를 새삼 소중히 느끼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