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2018-01-15 작가노트-물 위의 산수풍경
물위의 산수풍경

옛 부터 물은 자연과 인간세계를 관통하는 신성한 매개체로서 인생의 원리를 이끌어내는 좋은 모델이었다.
특히 동양에서 물은 생명의 원천과 최고의 선(善)으로서, 전통 산수화에서는 도(道)와 지(知)를 담아내는 불멸의 소재였다. 
물은 온 세상에 두루 충만한, 가장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원소이지만 ,특정한 때와 장소에 따라 그 빛과 형을 새롭게 드러내는 실체이다.
물의 흐름이 지엽마다 형을 빚고 말단마다 색을 만들어내기에 우리는 그 천변만화에 깊이 매료된다. 그 형과 색이 비록 찰나의 것이고 우리가 느끼는 정이 그 찰나의 포말과 더불어 사라지는 것이라 해도, 그런 변화의 드라마가 있기에 우리는 물의 대순환에 더욱 감탄하게 된다.
사람들은  정원의 연못이나 호수, 강의 흐르는 물을 보면서 많은 것들을 사유하고 교감한다.
도시 속에 물을 끌어 들여 수로를 만들고 연못과 아름다운 이상형의 섬을 만들기도 한다. 현대인들은 물과 조우하며  마음을 정화시키고 평온한 소망을 흐르는 물에 띄우기도 한다.
오늘날 물은 번잡하고 속도에 지친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신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 되었다.
물위의 아름다운 산수풍경, 즉 이상향의 몽환적 환상으로 가득한 소우주를 담아보았다.
고요하고 맑은 물, 즉 명경지수를 통해서는 전통 금강산수의 환상적인 파노라마가 수면에 거울처럼 비치며, 소중한 이상향의 뿌리임을 암시한다. 실상과 허상의 물그림자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적인 힘의 근원이 된다.
물과 달의 조우, 이상향의 산수를  통해서 현실세계 너머를 꿈꾸며 , 그리움과 몽상 그리고  희망의 가치를 찾아 나아간다는 것이다.

2010. 10  송 필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