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Criticism
낭만적인 서정을 거친 표현주의로-이경성

 

낭만적인 서정을 거친 표현주의로
이경성(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화가 도문희는 원래 도상봉 선생님의 따님으로 경기여고를 거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나는 1987년 선화랑 “도문희 작품전”때 그의 작품에 대해서 서문을 쓰면서 더욱 깊이 알게 되었다.  화가 도문희를 자주 만나지 못한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주로 해외에 살면서 남편의 직업에 따라 세계 여러 곳에서 생활했으므로 국내에서는 그리 만나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또한 작품도 자주 대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또한 작품도 자주 대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87년 4월 선화랑에서 “도문희 작품전”을 계기로 많은 작품을 한꺼번에 보게 되었다.  그때 그녀의 작품세계는 파랑과 빨강을 주조로 하면서 흰색과 검은색으로 분위기를 만드는 그러한 강렬한 표현주의적인 세계였다.  그러던 중 지난 6월초에 다시 만나 최근작인 강렬한 색채의 꽃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며, 또 다시 선화랑에서 전시회를 갖게 되었노라고 했다.

최근 제작된 꽃의 주종인 그의 작품들은 전보다 더욱더 단순화되고 다양한 개성 있는 독특한 색채로 집중되어 있으며 화면에 고전적인 정리보다는 낭만적인 서정을 거친 표현주의적인 화면 상태로 다루고 있다고 보겠다. 
그것은 정적인 질서의 세계가 아니라 동적인 유동의 세계를 단순화와 생략으로서 찾고 있다.  말하자면 시각적인 진실보다 그 개성이 자기에게 준 내면서계의 감동을 주관적으로 처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은 극도로 억압된 색감의 세계에서부터 시작해서 몹시 유동적으로 처리된 구도에 이르기까지 일종의 힘의 상태를 보이고 있다.

속도와 힘을 머금고 있는 그의 화면이 궁극적으로 의도하고 있는 것은 결국 차분하거나 조용한 인간의 미의식이 아니라 격동 속에서 미의 원형을 찾으려는 그의 예술적인 태도에서 독보적인 작가 세계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라 본다.  외국에서의 끊임없는 창작세계에 대한 탐구와 도문희의 열정적이며 작가적인 기질의 태도에 더욱 기대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