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2022-10-31 임봉재 작가 _ 작가노트 모음

 누구도 걸어보지 않은 곳

    누구와의 눈과도 마주치지 않은 

낯선 곳을 찾아

       난 오늘도 마음의 문을 열고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난다.

                            작업노트 중

 

 

예술이란

일상적인 경험을 기억으로, 기억을 추억으로, 추억을 마음의 느낌으로 재구성하여 자기만의 형식으로 드러내는 것이 예술이라 생각한다.

                                                   작업노트 중

사람들은 하나의 양식 속에 늘 안주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예술가의 일상은 실험으로 시작되고 

새로운 형식 속에 고뇌한다.

                      작업노트 중

 

예술가의 영혼은 끊임없이 형식을 해체한다.

                          작업노트 중

 

인간의 일상적인 삶이 체험적 삶을 떠나서는 이야기되어질 수 없다.

그러나 체험적인 것을 끊임없이 초월하는 것이 예술가의 본질이다.

                               작업노트 중

 

마음이 슬플 때는 고요함이 가슴깊이 젖어든다.

한없이 고요해지다 보면 고독해진다.

고독은 늘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그 즐거움은 나의 영혼이 작업 속에 녹아들기 때문에....

                                작업노트 중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예술가는 역사는 기억하지 못한다.

                                       작업노트 중 

 

 익숙함을 벗어나 새로움을 시도할 때면 망설여지고 두려움이 앞선다.

 그러나 미숙함을 곰삭여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자만이 예술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생각한다.

                                                         작업노트 중 


2022-10-31 임봉재 작업노트

도심 속 언어를 꿈꾸다!

 

 밤거리를 걷다 문득 궁금해졌다. 밤거리를 둘러싼 각종 네온사인과 거리를 메운 다양한 사람들, 그 속에 흐르듯 섞여있는 나. 논리와 단계를 밟으며 도착한 질문이 아닌 내 안의 직관이 무심히 툭하고 뱉어낸 듯 했다. 포착된 그 밤거리를 이루는 요소들과 그 요소간의 상호 관계, 그리고 밤의 어둠에 가려 보이지 않는 이면이 궁금해졌다.

 인상파 화가 고갱은 질서와 규율을 초월한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과 야만성을 표현하고 싶어 문명의 접촉이 일절 없었던 타히티 섬으로 떠나 그의 예술혼을 불태웠다. 그에 반해 나는 오히려 가장 현대적이고 문명이 집중된 도심 한 가운데로 들어가기로 했다.

 나비의 날개짓에도 이유가 존재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면 내가 걸었던 그 거리 속의 수많은 인파, 수많은 불빛, 수많은 소리에는 얼마나 많은 이유가 존재하고 얼마나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며 또 얼마나 많은 언어가 오고가는 것일까? 이렇듯 잡을 수도, 헤아릴 수도 없는 밤거리를 화폭에 고스란히 담아보았다.

 그리고 미처 담지 못한, 어쩌면 영원히 담지 못할 무궁무진한 도심 속의 언어들을 난 여전히 꿈꾸고 있다. 

 

- 임봉재 작업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