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2020-07-28 작가노트_단상고양이를 시작하며
[단상(斷想) 고양이]展을 시작하며.

고양이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초부터다. 위에서도 말한 것과 같이 단상들의 기록처럼 그리기 시작한 것이 고양이 작업의 시작이었다. 그럼 왜 고양이인가?  어떤 드러난 결과물로 가지 못하고 휴지통에 버려지는 단상들을 휴지통을 뒤져 그 단상들을 꺼내는 고양이. 무엇이 되지 못한 생각들이 휴지통에 버려지고 그것을 뒤지는 고양이가 고양이 그림의 시작이었다. 그 단상들을 고양이라는 캐릭터로 기록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언제부턴가는 그저 단상의 기록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고양이를 위한 그림이 그려졌다. 이젠 휴지통이나 뒤져 단상이라는 생선의 가시나 발라 먹던 고양이가 아니라 고양이 자체로 자기만의 이야기를 갖기 시작했고, 나의 이야기, 너의 이야기, 어느 책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패러디와 풍자가 되기도 하고, 그저 소소한 어느 하루, 한 순간의 기록이기도 하다.


한해숙.
2020-07-28 작가노트_내게 있어 그림은 언제나 유희 그 자체이길 소망한다
One cold wintry night......어느 추운 겨울밤, 그들의 즐거운 놀이는 시작되고, 늘 그랬지만 놀이의 시작은 그들의 서재다. 눈치 챘겠지만 당신도 이미 놀이에 동참하고 있다. 열을 세면 찾으러 간다. 하나, 둘, 셋, 넷.....Come out come out whatever you are....



:내게 있어 그림은 언제나 유희 그 자체이길 소망한다. 그리고 나의 유희의 시작은 언제나 서재와 작업실이었다. 책과 그림, 글과 그림은 나의 작업에서는 따로 떨어뜨려 놓고 볼 수 없는 부분이다. 떠오는 단상(斷想)이 문장으로 기록되어지듯 떠오른 단상들이 내겐 그림으로 기록된다고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그래서 글과 그림은 늘 가장 좋아하는 나의 표현방식일지도 모르겠다.

고양이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초부터다. 위에서도 말한 것과 같이 단상들의 기록처럼 그리기 시작한 것이 고양이 작업의 시작이었다. 그럼 왜 고양이인가?  어떤 드러난 결과물로 가지 못하고 휴지통에 버려지는 단상들을 휴지통을 뒤져 그 단상들을 꺼내는 고양이. 무엇이 되지 못한 생각들이 휴지통에 버려지고 그것을 뒤지는 고양이가 고양이 그림의 시작이었다. 그 단상들을 고양이라는 캐릭터로 기록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언제부턴가는 그저 단상의 기록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고양이를 위한 그림이 그려졌다. 이젠 휴지통이나 뒤져 단상이라는 생선의 가시나 발라 먹던 고양이가 아니라 고양이 자체로 자기만의 이야기를 갖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의 일부가 [책 읽는 고양이]가 되겠다. 책을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고양이에게 책을 들려주게 되었고, 준비하고 있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르면 고양이의 모습을 통해 이야기하는 일이 즐거워졌다. 고양이들은 책을 읽고, 문장들을 속삭이고, 서재에서 숨바꼭질을 한다. [책 읽는 고양이]는 나의 이야기, 너의 이야기, 어느 책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어느 하루의 한 순간의 기록이기도 하다.

늘 전시는 서울에서 했었고 지방에서 하는 전시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양한 일러스트 전시에 익숙한 서울에 비해 지방은 갤러리의 수가 확연히 적은 부분과 다양한 일러스트 전시를 기획하는 갤러리가 부족하다는 것이 한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지방은 다양한 일러스트 전시보다는 회화 전에 익숙한 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래서 지방에서 일러스트 전시를 하는 일이 사실 처음엔 두려운 일이기도 했다. 전시의 목적은 ‘소통’에 있다 하겠다. ‘소통’의 시작은 마음을 여는 일이 우선될 것이다. 이 전시를 준비하는 나의 마음은 ‘소통’을 기대하며 나를 여는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 익숙하지 않아 외면당하거나 왜곡될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소소한 나의 이야기에 말랑말랑한 공감대가 보는 이들에게 형성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즐겨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책 읽는 고양이]展은 놀이처럼, 당신에게 건네는 속삭임처럼 그냥 그렇게 편안하고 부담 없이 즐겨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천안 KYC의 벽화 동아리인 ‘우리가 그리는 세상’에서 벽화 봉사를 하면서 시작된 인연인 카페지기들과 카페에 앉아 농담처럼 나누던 이야기가 이번 전시의 시작점일 것이다. 책이 있고, 언제나 좋은 사람들이 있고, 맛있는 커피가 있는 이곳에서 전시를 하는 일은 일반 갤러리에서 하는 전시보다 내겐 또 다른 즐거움이고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