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Criticism
행복한 동행2-그 서정의 그림움을 찾아서_류재근(문학평론가)
“행복한 동행”
- 그 서정의 그리움을 찾아서- 

류재근 /문학 평론가
 

한 줌의 햇빛으로 잔치를 벌이는 꽃처럼

 사람이 아름다운 이유는 서로를 위로하며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는가를 추구할 줄 알기 때문이다.
미술은 작가가 개인적 체험, 또는 상상력을 통해 하나의 세계를 조직화해서 형상으로 나타내고 표현하는 지극히 올바른 생각의 산물이다. 그래서 그림을 통해 우리는 삶의 치열한 고통, 환희 , 열정 등을 느끼고 감동 한다. 정신적으로 자라나고 삶에 눈뜬다는 것이 때로는 아픈 경험이지만 이 세상을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꼭 겪어야 할 과정이다, 그러므로 미술은 너와 내가 같고, 다른 사람도 나와 똑 같이 인간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고뇌와 상처를 이해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있다.
세상 사람들이 미술의 숲을 함께 거닐며 향기로운 열매를 향유하고, 이 세상이 더 아름다워 질 수 있다는 굳은 믿음 속에 박정희의 그림이 있다. 
창문에 이마를 묻고 담장 너머 멀리 내려다보이는 지붕들과 테라스의 노랑 분홍 꽃잎, 단정한 바이올렛 빛깔 꽃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인생이 아름답고 행복한 것임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작품 속 수많은 꽃들은 그렇게 한 줌의 햇빛만으로도 넉넉하고 풍성한 잔치를 벌인다. 


사랑과 행복으로의 초대

작가 박정희는 꽃과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을 자신만의 세계로 끌어들여 끈기 있게 재해석하고 작업해왔다. 그의 자연은 파랑, 초록, 노랑, 보라, 분홍빛을 띠고 있으며 신비롭고 강렬하기 까지 하지만 진실 되고 단정하다. 
그것은 작가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과장되거나 지나친 꾸밈이 없이 솔직하고 소소한 생활의 기록과도 같은 것이다. 눈길이 머물고 발길이 닿는 풍경마다 특유의 소박하면서도 서정적인 감성으로 향기로운 삶의 모습들을 길어 올리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다양한 소재들이 화음을 이루며 사랑과 행복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각박한 삶의 현실을 한 발짝 벗어나 밝고 따뜻한 그래서 무지개빛 색채미를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의 그림이 단순한 시각적 느낌만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에게는 하고 싶은 일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며, 잘하는 일이 있다고 한다. 이 세 가지가 모두 일치하는 사람은 복 받은 사람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다. 늘 씨앗 심은 둘레에서 자라나는 삼나무 같이 작가 박정희는 스스로가 행복한 사람이어서 우리 모두를 사랑과 행복의 길로 초대하고 있다.
진실 되고 소박한 서정 속에 피어나는 작가의 마음 속 풍경이 참 아름답다. 

행복한 동행 - 그 서정의 그리움을 찾아서 -류재근(문학평론가)
박정희 개인전에 부쳐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여류중견작가 박정희는 다름 아닌 화사한 꽃과 봄을 추앙하는 소녀 같다. 박정희는 원색에 가까운 색채를 유린이라도 하듯 자유분방한 기교를 통해 꽃과 나무, 포도 등과 같은 과일, 숲, 연못 그리고 그녀만이 아는 추상적인 자연의 이미지를 테마로 한 다양한 작품의 세계를 선보여 왔다. 이러한 소재들은 인간에 가장 친숙하고 본능적이며, 잉태한 어머니의 양수에 쌓인 태아가 느끼는 원초적인 안락함을 준다. 본인에게 그녀의 작품은 자연의 끝없는 생명력을 통한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말하고 있지만, 몽환적인 신비로움, 심연한 자연의 깊이, 차가운 고독으로도 드러난다. 영국의 시인 T.S 엘리어트(Eliot)는 이 희망의 계절을 자인하다고 했다. 만물이 자기 피부를 찢으며 소생하기 때문이라는 시인다운 발성의 역설이다. 박정희의 태초적 화려함에서 고독을 느끼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 행복한 동행 ”
- 그 서정의 그리움을 찾아서 -
류 재 근 / 문학평론가

예사로운 일상 속에 그윽한 삶의 향기가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사회에서 박정희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그는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는 우리에게 더 빨리 달려서 일등 하라고 부추기거나 응원하지 않는다. 잠시 쉬어 가라고 넌지시 귀뜸 해 주는 것 같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단정함과 여유로운 리듬이 항상 편안함과 따뜻한 서정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사물을 묘사하고 재현하는 기법이 다분히 기능적이고, 기교적인 것이 아니라 몸짓과 호흡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그림을 조형언어라고 하는 이유도 그 안에 작가의 주관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작업은 자연과 삶의 모습을 회화적으로 재해석 하는데 있다. 색깔이나 모습에 상관없이 저마다 고유한 형태와 색채를 지닌 꽃과 풍경을 통해 세상의 아름다운 실상을 보여 주려는 것이다. 자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지만 작가의 미적 감각이 반영된 캔버스 속의 작품은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의 작품에서 남다른 미적 감정을 느끼는 것은 독특한 
물감의 조합에 의한 회화적인 색채 이미지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또한 차분하고 침착한 표현은 특정한 방식을 고집하거나 특이한 조형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다. 동서양이 어우러진 조화미와 다양한 표현 기법을 통해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꾸미는 것이 아니라 소소하고 일상적인 감상을 우리 삶의 언저리에서 건져 올린 일상의 기록들이다.